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대한민국은 다시 고통이 커지고 있다. 거리두기와 방역 강화로는 해결될 수 없는 삶의 고난이 가중되는 것이 문제다. 실업이나 매출감소 등 경제적인 고통은 물론, 관계의 단절과 삶의 질 하락도 시간이 지날수록 고통으로 느껴진다. 일상이 고립이요, 뉴스에서는 세계의 비참상이 그대로 전달되니 말이다.코로나 시대를 살면서, 사람에게 음악이 주는 위로가 크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시국과 맞물려 삶의 애환을 노래하는 트로트 장르가 크게 부상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가사가 때로는 눈물을 때로는
노을이 진다. 이제 막 넘어가는 태양이 산봉우리 틈으로 꼴깍 지고 있다. 서쪽 하늘 여울에 진홍 물이 끝없이 흘러나온다. 공원에서 운동하던 중 잠깐 멈추고 한참을 바라보았다. 홀연 붉은 물은 간데없이 이번에는 거대한 붉은 띠구름이 펼쳐지는 바람에 운동하는 사람들 모두 가던 길을 멈추고 일제히 바라본다. 아름다움은 누구에게나 절박했었나 보다. 세계 3대
꽃피는 춘삼월 정원의 꽃들이 봉오리를 봉긋하게 할 때, 내게 기쁨이 찾아왔다. 소중한 생명이 내 품으로 온 것이다. 기나긴 기다림 끝에 맞이하는 기쁨에 어지러운 세상도 아름답게 보였다. 우주가 내 품으로 들어온 기분이랄까.전 세계가 비상이니 어디인들 안전하랴. 병원에도 갈 수 없는 상황이다. 혼자 힘들어할 딸의 모습에 애간장만 탈 뿐 뾰족한 도리가 없다. 역병으로 인해 산후조리원이 폐쇄한다고 했다. 병원에서 곧바로 집으로 데리고 왔다. 얼마 만에 보는 아기던가. 걱정이 앞선다. 꼬물거리는 아기를 안을 때마다 긴장으로 온몸의 세포가
판소리 완창의 역사가 열린 것은 박동진 명창이 흥보가 5시간을 1968년도 9월에 공연한 것이 최초라 할 수 있다. 완창이란 판소리의 긴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빠짐없이 노래하는 것을 말한다. 당시에는 판소리 완창이란 개념이 없었고, 토막소리 위주의 공연이 주로 이루어지던 때였다. 그렇다고 해서 소리꾼들이 전 바탕을 몰랐던 것은 아니고, 일반적인 공연에서
6월은 장미의 계절이다. 집집마다 덩굴장미가 여름으로 가는 길목을 환하게 비춰 준다. 여기저기 장미꽃 소식이 들려온다. 장미꽃 한 다발의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꽃망울이 처음 맺힌 것은 4월 중순이었다. 그동안도 사연이 많았다. 가뭄으로 떨어지는가 하면 아파트 단지 내의 장미꽃 가지가 비바람에 꺾이는 것도 보았다. 그리고는 5월 초부터 피기 시작했
아카시아 꽃이 향기를 날리며 온 산천을 하얗게 수놓았다. 꿀벌들은 쉴 새 없이 꿀을 모으는 것을 보니 양봉 농가의 흐뭇한 미소가 생각난다. 어두운 상황에도 꽃들은 내 마음에 빛을 가져다준다. 꽃향기에 취해 뜰 안의 꽃들과 유희를 즐기고 있는데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초등 친구이기에 많은 추억을 공유하기에 자연히 그 시절로 돌아가 추억을 꺼내게 된다.우리는 중학교에 가기 위해 시험을 쳐야 했다. 어려웠던 시절, 지금처럼 학원이나 과외는 꿈도 못 꿀 시골 학교 아이들은 중학교 진학반과 비 진학반으로 나뉘었다. 진학반 아이들의 실력이 걱
문학은 삶의 모든 부분을 탐구하는 광범위한 심오한 예술이라면, 불교는 인간의 삶 그리고 숙명론을 다루는 방대한 불법 철학이다. 서로 긴밀한 통일성이 있고 결코 뗄 수 없는 유기적(有機的)인 관계로 마치 필연적인 동지 같은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떤 사상이나 철학을 조금씩 간접에서 직접적으로 맞닿으면서 문학과 불교는 어떤 본질적인 면에서 서로 융합하는
“우리의 수호천사는 과연 존재할까?”누군가의 도움이나 지킴이가 필요한 요즘에 문득 지난 날 나를 지켜준, 나아가 나를 지켜줄 그 누군가가 곁에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부모와 남편, 자식, 친구 등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은 많이 있는데 정작 나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고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지 궁금하다. 우리를 위해 항상 기도하는 부모님일지 아니면 남편과 자식일지 아직까지는 알 수 없다.우리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 중에는 누군가를 지지해주고 대변해주며 힘이 되어주는 긍정적인 에너지의 가족이나 지인이 있고, 불편함과 부담
충청도에서 국립충청국악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본격적인 유치운동이 벌어진 지도 어언 3년이 되어간다. 그간 충청권은 물론 강원권, 전남권 등에서도 국립국악원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저마다 자기 지역의 국악 자원을 홍보하고, 국립기관 유치를 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하지만 기재부나 문체부 등에서 이러한 염원과 노력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국립국악원에 대
그땐 몰랐습니다엄마의 고귀한 사랑의 언어들을세월의 강물 속에 무정히 흘려보낸 채무작정 세월의 손에 이끌려온 거친 인생의 산엔밝은 빛 하나 없는 험한 가시덩굴에 온통 불구덩이뿐이었습니다외면의 시간 끝에 찾아온 시련이어찌나 혹독한 서릿발인지이 못난 자식이 거친 산을 하나씩 넘을 때마다당신의 가슴도 갈기갈기 찢겨져 갔다는 것을깨달을 나이가 되었을 무렵 그제야 엄마가 보였습니다이미 쇠약해지다 못해 초라한 빈 껍질 마냥희미한 눈으로 실을 꿰고 있을 때빈약해진 관절에 찬기서려 자주 넘어질 때추운날 연로한 몸 일으켜일터로 향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버드대 램지어 교수가 논문에 위안부 할머니들이 매춘했다고 썼단다. 아물지 않은 깊은 상처에 굵은 소금을 뿌렸다. 왜곡된 글을 써서 영구히 남기려는 의도는 무엇일까. 아직도 무서운 악몽에 시달리는 할머니들이 버젓이 살아 계시는데 말이다. 일본과 우리나라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인데 자기가 뭘 안다고 떠벌리는 걸까. 혹시 일본의 극우단체의 도움을 받은 걸까. 멍석말이라도 하고 싶은 맘이 굴뚝같다.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일본에서 개최된 세미나에서 램지어 대한 강한 비판이 일고 있다고 한다. 저명한 일본학자는 램지어가 주장하는 ‘위안부 계약
2021년 봄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돌아와서 때 이른 벚꽃이 찬란하더니 봄비 몇 번에 아쉽게도 향연은 끝나고 말았다. 그 뒤를 이어 가지각색 철쭉과 영산홍이 만발해 가슴을 설레게 한다. 화려한 꽃들이 저마다 앞다투어 피고, 나무들은 신록을 준비하는 계절이다. 진달래가 지면 이어서 피는 연달래, 즉 철쭉꽃들은 4월 말에서 5월 초 절정을 이룬다고 한다.
삶의 여정에서 우리는 적지 않은 경쟁자도 만나고 경쟁 관계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우호적인 친구들도 만난다. 경쟁자를 앞서기 위해 때로는 과속하는 사람도 있고, 불법 유턴을 감행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 그런 사람들은 경쟁자를 이겨야 한다는 경쟁 심리로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보는 근시안적인 시야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주변을 살피지 않고 서두르는 행동은 좀 더 멀
벚꽃이 활짝 피었다. 어찌나 예쁜지 운전을 하고 가다가 잠깐 멈추고 바라보는 일이 많아졌다. 벚꽃이 지는 자리마다 파릇파릇 새 잎이 돋아나고 꽃잔디와 조팝꽃이 그 자리를 채운다. 때맞추어 산벚꽃도 연초록과 어우러졌다. 등성이 언덕을 바라보면 살구꽃 복숭아꽃이 만발했다. 가는 데마다 꽃이고 보이는 곳마다 꽃사태가 났다. 4월과 함께 우리 동네 산들에게 완전히
아직은 역병으로 염려가 많은 시기이지만 꽃들은 피어 봄을 알린다. 노란 개나리가 웃으며 다가오니 수선화가 미소를 지으며 봄이 왔다고 기지개를 켠다. 영춘화가 피더니 할미꽃에 돌단풍, 괴불주머니까지 활짝 웃는 이 계절이다. 좋은 일보다는 안 좋은 일들로 세상이 시끄럽다. 우리나라 정치도, 경제도 어지럽기는 세계가 똑같다. 역병으로 어지럽고 지구 한 곳에
가까운 지인이 조금만 아파도 병원을 자주 가는 건강염려증에 걸린 것 같아 한번 물어본 적이 있다. “병원에 가면 마음이 편한가요?” 그분의 대답은 조금만 몸의 어딘가가 아파도 병원에 가서 꼭 확인을 해야 마음이 놓인다는 것 이었다. 자신의 건강을 그토록 챙긴다는 것은 “오래 살고 싶은 마음과도 연결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생에 대한 애착이
판소리는 18세기 무렵부터 불리어진 당대의 새로운 음악 장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민요나 무가 정도로 불리던 서민들의 노래, 혹은 시조나 가곡, 가사 등 양반들의 노래가 일반적이던 풍토 속에서, 매력적이고 힙한 장르가 탄생한 것이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노래로 부르며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으니, 소리에 빠져들어 얼씨구 추임새가 절로 나는 다이내믹한 음악에 모든 사람들이 매료되었다.판소리의 시작과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들이 있으나, 분명한 것은 ‘최초의 판소리 명창’이 충청도 출신이라는 점이다. 기록상 가장 최초의 명창은 최선달과
사람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살까. 세어보진 않았지만 살아온 날만큼 많은 인연들이 오고 갔을 것이다. 많은 만남 중에 나쁜 인연도 많을 것이다. 좋은 인연만 있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문밖출입이 어렵다 보니 좋은 추억을 함께 한 인연들이 생각나며 보고 싶고 그리워진다.작약이 희다 못해 가슴 시리도록 아름답고 신록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더니 빨간 앵두가 눈을 유혹하는 어느 날 그녀가 내게 왔다. 작은 체구에 앙다문 입은 지켜야 할 비밀이라도 있는 듯 다부지게 닫혀 있었다. 툭 건드리기라도 하면 금방이라도 눈물이 똑 뚝 떨어질 것
끈끈한 애인보단 산뜻한 친구가 좋다. 이별을 해야 하는 애인 관계보다는 이별 없는 친구 관계가 좋다. 순간적인 열정으로 뜨겁게 다가오는 사랑보단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는 우정이 좋다. 인간은 누군가와 사랑을 하고 싶고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고 싶은 본능이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랑에 웃고 사랑에 우는지를 우리는 알고 있고 익히 보아왔다. 세상에 영원
신축년 소의 해가 밝았다. 양력으로는 이미 2월도 중반을 넘어서고 있지만, 음력으로야 아직 정초니 새해 새 다짐을 해도 늦지 않은 시기다. 두 번의 설과 정월 대보름을 지나 다시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이 되면 다시 한번 또 시작할 기회가 찾아온다. 그러니 3월까지는 날마다 새날 새 시작인 셈이다. 올해는 흰소의 해라 하니, 왠지 더 깨끗한 시작을 해야 할
어릴 적 엄마한테 자주 들었던 말이 있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책만 읽는다는 것이었다. 그 책이라는 말에는 교과서를 제외한 각종 도서가 포함되어 있었다. 나 또한 아이들을 키우면서 대물림이나 하듯 그 말을 자주 했었다. 우리 아이들 역시 공부보다는 책을 더 좋아해서 성적 때문에 노심초사했지만 별다른 말썽이 아니고 책을 읽는 거라서 한편으로는 걱정을 덜었
제약이 더해질수록 우울감이 심해지고 몸이 근질거리며 병이 날 것 같다. 몸이 찌뿌둥하고 아프지 않은 곳이 없는 것 같다. 목이 조금만 아파도 예민해지고 몸살기만 아파도 역병을 의심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심병인 걸 알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가득한데 움직일 수 없으니 몸도 마음도 구속된 것 같고 시간마저 멈춘 것 같다.
긴장되는 한 주가 지나고 주말이 다가와 최대한 편한 자세로 앉아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예능 프로를 보던 중 순간 멈칫했다. 지난해 12월 어느 토요일 예능 프로에서 윤종신의 ‘나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노래 가사가 너무 가슴 깊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나이 먹는 것이 싫어졌고 나이라는 단어에 작은 거부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만큼 내가 점점 나
지난해는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가 힙한 장르로 떠올라, 젊은 층은 물론 세계인들의 관심을 엄청나게 많이 받은 한 해였다. 동시에 판소리가 어떻게 변화될 수 있는지, 우리 음악의 경쟁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실험하고 확인할 수 있던 한 해이기도 하였다. 내용은 잘 몰라도 ‘범 내려온다’를 무한반복으로 흥얼거리며 새로운 음악문화를 만들어내는 데는 일단 성공
2021년 새해가 밝았다. 당연히 설레고 가슴 벅찰 때인데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와 싸우고 있다.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회의나 소모임조차도 할 수 없는 날들이다. 그렇게 바뀐 일상이 이제는 익숙해지면서 새로운 일상이 되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일주일에 서너 번은 저녁 모임이 있었다. 어쩌다 일찍 귀가한 날은 이런저런 밀린 일들을 하고는 했는데 언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