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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가 주인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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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7.07.23 18:36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가짜가 진짜를 제치고 행세를 하고 있는 사회여서 안타깝다.

신정아의 ‘가짜박사’ 불똥이 튄데 이어 7년 동안 KBS 라디오 ‘굿모닝 팝스’를 진행해온 영어강사였던 이지영 씨도 그렇다.

만화가인 이현세씨도 그동안 가짜 학력으로 행세했다고 털어놓았다. ‘연탄길’의 작가인 이철환씨도 과거 서울대 졸업생 행세를 했다고 털어놨다.

유명 인사들의 학력 위조 파문은 잇따르고 있다. 이쯤 되고 보면 우리 사회가 그동안 가짜가 진짜보다 더 대접받고 있는 사회가 된 듯 하다.

이렇게 변화되기까지는 가짜 학위 등이 통할 수 있는 허술한 학위 관리 시스템이 문제였다.

그동안은 학위를 받았다고 하면 웬만해서는 확인에 나서지 않았던 것이 관행이다.

세간에는 가짜가 범람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당연하다는 말도 무성하다.

학벌 중시 풍토가 가짜를 만들어 내게끔 만든 것 아니냐는 빈정거림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가짜를 제대로 검증해 내지 못하는 시스템에도 문제가 크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가짜의 양상은 얼핏 비슷한 얘기 같지만 간판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가 멍들게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앞으로는 쉽게 인정하기 보다는 철저한 검증만이 가짜를 가려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진위(眞僞)를 제대로 볼 수 있어야 하는 게 먼저다.

진짜는 얻기가 힘든 만큼 진짜로서 제대로 대접받는 게 마땅하다.

진짜가 되려면 많은 노력과 공이 들어 가기에 돈으로도 해결되는 것도 안된다. 실력만이 진짜가 만들어 지기에 가짜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물론 가짜 파동에 흔들리고 있는 신정아 씨나 이지영 씨, 이철환 씨, 이현세 씨 등 모두는 시작은 진짜를 얻으려는 데서 출발한 것은 틀림 없다.

미국, 영국으로 학위를 따겠다고 해외로 떠나기도 했지만 결국 노력과 실력 부족으로 탈락하면서 나쁜 길로 샌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거짓 학위 자체는 큰 잘못이지만 그 분야에서 진짜에 못지 않게 유명하고 소문난 사람들은 찐자들도 그냥 넘길 일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가짜 학위를 사는 일까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최근 바로 보아야 할 것을 종종 거꾸로 보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어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때다.

그래서 현재 외국 박사 학위의 경우 교육인적자원부 산하 한국학술진흥재단에 학위 취득을 신고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재단은 신고필증을 발급할 뿐 학위를 수여했다는 대학에 조회를 하지 않는다. 또 이곳에 신고를 하지 않아도 불이익은 없다는 사실이다.

박사 학위가 이 정도면 학사나 석사 학위의 관리 시스템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차제에 국내의 학·석·박사 학위의 관리 시스템처럼 외국 학위에 대해서도 국가차원에서 외국 학위를 조회할 수 있는 체계적 운영 등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리 시대의 뿌리깊은 학벌, 학력에서 벗어 나려면 실력보다 간판을 중시하는 사회분위기가 가짜 파동을 계기로 학력과 무관하게 성공한 사람들도 존경받고 우대받는 사회 분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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