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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山으로 가야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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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7.07.30 18:38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지루했던 장마가 끝나고 이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고 한다. 일찌감치 여름휴가를 다녀온 사람도 있겠지만 폭염이 시작되는 이때야말로 비로소 피서의 절정이라 할만하다.

무더위를 피한다는 의미의 피서(避暑)는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이 뚜렷한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지혜롭게 여름을 나는 방법이다.

숨이 막힐 정도로 고온다습한 한여름 날씨에 낮일은 고사하고 밤잠까지 설쳐야 하는 때에 일욕심만 부린다고 될 게 아니다. 일년에 한달씩 멋진 휴양지를 찾아 바캉스(vacance)를 보내고 바캉스를 위해 1년을 일한다는 구미선진국의 여유만큼은 아니더라도 가족과 함께 가까운 피서지를 찾아 다만 며칠이라도 맘 편히 여름휴가를 보낼 수 있다면 일상에 지친 직장인에게 큰 활력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여름휴가’란 결국 ‘한해의 휴가’를 의미하는 게 사실이다. 일년만에 어렵사리 휴가를 내어놓고 원치 않는 곳에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해 버린다면 정말 끔찍한 일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지혜롭게 더위를 피할 피서지는 어디일까?
아직도 올여름 휴가를 어디서 보내야할지 고민 아닌 고민에 빠져 있다면 호젓한 산을 찾아 갈 것을 권하고 싶다. 숲속에서 나무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phytoncide)로 산림욕을 하면서 도시의 매연에 찌든 내 몸 구석구석을 닦아주고, 새벽녘에 피어난 이름 모를 작은 야생화에게 세상에서 처음으로 아는 척해주는 기쁨을 만끽해 볼 수도 있으며, 얼어버릴 것 같이 차가운 계곡에 발을 담그고 결코 이룰 수 없는 사랑이 애절한 통속소설에 빠져들 수도 있을 것이다.

전국에 이름난 깊은 산이어도 좋고, 어느 조용한 시골마을의 뒷산이어도 좋다. 자연휴양림의 인기 많은 통나무집이 아니면 어떤가. 휴양림 계곡 옆 소박한 오토캠핑장에 텐트를 치고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면서 자녀들과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면 아이들에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피서라는 것이 단지 더위만 피해 간다고 해서는 능사가 아니다.

푸른 파도가 하얀 모래밭에 부서지는 낭만의 해변도 좋고, 볼거리와 먹거리 많은 관광지 여행도 좋겠지만, 여름휴가를 피서(避暑)만이 아닌 ‘한해의 휴가’로 보내고 싶다면 아무래도 산과 계곡이 제격이 아닐까?

얼마전 TV 오락프로에서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16좌를 등정한 산악인 엄홍길 씨가 가족들과 휴가를 가더라도 반드시 산으로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쩔 수 없는 산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산악지역에서 대대로 살아 온 우리 민족은 어쩌면 산속에서 어머니의 품 같은 평화와 안정을 얻는 것인지도 모른다. 올여름 휴가를 풍요로운 1년의 휴가로 보내고 싶다면 산과 계곡에서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을 가져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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