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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에게 기(氣)를 넣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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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5.15 19:37
  • 기자명 By. 충청신문

어제가 32회 스승의 날 였다. 해마다 스승의 날 이면 제자들이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주는 순간, 교사들은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점차 스승의 은덕이 퇴색하여 가고 있는 듯 해 찝찝하다.최근들어 유독 스승의 날을 기리는 행사가 점차 공연한 오해와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야 하는 날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

공교육이 불신받고 있고 교원들 대부분이 반대하는 교원평가제 실시,객관적이고 공정하지 못한 기준의 성과급 지급 등으로 인해 교단의 갈등을 불러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주 바뀌는 대학입시제도와 교육과정 아직도 남아있는 교육계의 이권 비리, 학부모나 학생들의 교사에 대한 폭력 등도 극도로 위축된 교원 위상과 교권 하락으로 연결돼 명예퇴직자을 희망하는 교원이 급증해 분열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그래서 스승의 날 본래 의도와는 달리 서글픈 날이 하나 더 추가된 학교가 많다.스승의 날의 의미가 바꿔져 가고 있다. 한 때 사람들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된지 오래다.‘선생님'은커녕’선생놈 ‘꼰대’ 소리만 안 들어도 다행으로 여길 판국이 됐다.

또한 ‘선생은 있어도 스승은 없고 학생은 있어도 제자는 없다’는 게 오늘날 우리 교육의 현주소가 아닌가 싶다. 그래도 교복을 입고 학교를 다니던 시절이 스승의 날로 가장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익숙한 신 세대 학생들에게 이런 스승의 날이 퇴색되어가자 서글프게 생각하는 학생도 많았다.

스승의 날 공교육의 현장은 설령했지만 반대로 사교육의 학원가에는 예외없이 푸짐한 선물,촌지 등이 설다. 이것도 매우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우리나라는 옛 날에 가르침을 청할 때 밭에서 캔 감자나 계란 꾸러미를 훈장께 선물했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서당에서 책을 떼고 나면 학부모들이 떡 시루를 머리에 이고 훈장을 찾아갔던 아름다운 풍속도 있었다.스승의 날 하루 어쭙잖은 겉치레 행사로 교사들을 달래려 드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을 것인가. 그보다는 이날 하루라도 마음 편히 조용히 보내면서「스승의 길」에 든 것이 후회스럽지 않도록 위로 한마디쯤 해주는 것이 훨씬 인간적이지 않을까.

교사 잡는 스승경시풍조를 불식시키는 처방이 지금은 더 시급하다.교사우대정책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최소한의 사회적 대접이라도 해달라는 것이다.

스승이 학생들을 발길질하는 것만 비추지 말고 학부모나 학생이 스승을 두들겨 패는 정황도 반성해보는 역지사지의 입장이 되어보자는 것이다.

부디 스승의 날이 고마움에 대한 예를 실천하는 교육적인 날로 새롭게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교직은 애환과 보람이 많은 직업이다.때로는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폭언과 폭행까지 당한다.

그래도 교사의 길을 포기할 수 없다.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우선 교사들의 기(氣)부터 살려야 교단이 소생할것이다.

임명섭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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