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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노를 자랑스럽게 입는 일본인을 보고

우리문화 들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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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7.01 19:59
  • 기자명 By. 충청신문

얼마 전 일본 교토에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물론 친지 방문이 목적이었지만 겸사겸사 관광도 할 계획이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청수사는 물론 후시미이나리대사·윤동주와 정지용 시비가 있는 동지사대 등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일본 방문 동안 나는 적잖이 축격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문화민족이란 자부심을 가졌던 것이 깡그리 무너지는 느낌이었지요. 그것은 일본인들의 기모노 사랑 때문입니다.

버스를 타도 전철을 타도 꼭 몇 명은 기모노 차림을 한 사람이 있었지요. 한번은 시어머니와 며느리로 보이는 부인들이 기모노를 다정스레 입고 가기에 친지를 통해서 자주 기모노를 입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분들은 “여기는 경(京)입니다. 京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자랑스럽게 전통옷을 입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대답하는 것입니다. 京이라면 그들이 교토를 자랑스럽게 부르는 이름입니다.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부끄러웠습니다. 나도 서울이라는 오래된 고도에 살지만 한복을 거의 입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니 한복은 고리타분한 옷·불편한 옷이라고만 생각해왔거든요.

하지만 그들은 한복보다도 입기가 훨씬 불편할 것만 같은 기모노를 자랑스럽게 입는 것이었습니다. 들어보니 그들은 결혼식이나·학교 졸업식·성년식 등 좋은 일이 있으면 당연히 입는다고 합니다.

실제 일본에 살면서 기모노를 입는 일본인 지인들이 많은 친척에게 들은 말로는 기모노를 제대로 입으려면 30분정도 걸리는 것은 물론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불편한 옷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기모노 값을 물었더니 한화로 150만 원 정도부터 1500만원 까지 하는 고가였습니다. 그런데도 누구나 몇 벌씩은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에 비교하면 입기도 훨씬 편하고, 아니 혼자도 쉽게 입을 수 있으며, 아무리 비싸봤자 일이백이면 되는 한복은 정말 훌륭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불편한 옷이지만 자신들의 전통옷을 자랑스럽게 입는 일본과 아름답고 훌륭한 한복이지만 외면하는 한국이 비교되면서 특히 나 자신이 부끄럽고 또 부끄러웠습니다.

그렇다고 당장 한복을 입을 엄두는 나지 않지만 이제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임을 수 있도록 해볼 생각입니다.

아니 현대인이 입기에 편하게 개량했다는 생활한복을 입어볼까도 생각 중입니다. 또 주변 사람들에게도 입으라고 권해볼 요량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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