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 상당구 율량동 일원에 주유소와 휴게실을 재건축 중인 GS칼텍스가 자신들이 오염시킨 현장에서 공사를 벌여 물의를 빚고 있다.
드러난 토양에서 아주 역한 기름 냄새가 진동해 인근 지역도 심하게 오염된 것은 아닌지 주민들의 우려가 깊다.
공사는 현재 시의 중지명령을 받고 중단된 상태다. 시는 토양 시료를 채취 보건환경연구소에 성분검사를 의뢰했으며 검사 결과에 따라 행정 조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공사가 이미 진행된 상황이어서 오염된 토양을 복원하려면 상당히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 취재 결과 GS칼텍스는 토양이 오염된 것을 알고도 공사를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 관계자에게 “착공계 및 배출자 신고 등 관련법에 의거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느냐”고 묻자 관계자는 “환경부 협약에 의해 자체 조사기관인 GS칼텍스 H+에서 지질조사를 한 결과 탱크주변 2곳과 배관 1곳 등에서 기름성분이 나오지 않아 공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굴착된 토양에서는 역한 기름 냄새가 진동했다.
현장 관계자는 뒤늦게 “타 전문기관에 지질검사와 시료 채취를 의뢰하겠다”고 군색하게 변명했다.
경희지구환경연구소의 시험 성적에 따르면 이곳 토양은 플루엔이 기준치(3)을 7배나 넘은 21.3, 크실렌이 기준치(45)의 2배가 넘는 117.2로 나타났으며 보건환경연구원의 총 석유계탄화수소(TPH) 검사에서도 3511.731로 기준치(2000)을 훨씬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GS칼텍스가 공사 지역만 시료채취 작업을 했을 뿐 오염 확산이 의심되는 인근 지역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하고 있어 주민들이 걱정하고 있는 상태다. 관할 관청도 정화부지를 확장할 때 도로와 화단이 빠진 상태로 시험성적표를 요구,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인근 아파트와 상가 등의 주민들은 오염이 어디까지 진행됐을지 의심과 함께 우려하고 있다.
GS칼텍스 사태가 불거지면서 환경부와 5개 정유사 간에 맺은 자율적 협약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02년 오염 토양 보고 자발적 협약을 맺고 행정 명령이나 규제보다는 협약 기업이 자발적으로 오염 토양을 복원하도록 해줬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보듯 부실한 실태조사로 자발적 협약의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다.
더욱이 환경부는 자발적 협약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협약을 연장할 것으로 알려져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규제완화가 실제로는 대기업에게 면죄부를 주는 수단으로 전락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철저한 실태조사로 오염된 토양이 발견되면 바로 복원할 수 있도록 강력히 조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신동렬기자 0114667220@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