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데스크시각] 지방대학병원 변화해야 한다

“조금만 더 서비스의 질을 높여 변화 하면 서울 병원으로 가는 지방민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3.09.12 18:22
  • 기자명 By. 김형중 기자
▲ 김 형 중 편집국 부국장

몇 년 전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최근에 장모님이 돌아가셨다.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돌팔매질을 한다. 나의 아내는 더욱 그렇게 느끼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머나먼 길을 떠난 두 분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헤아리기 어렵지만 매사 최선을 다해 살았던 분이라고 자식들은 믿고 있다.

항상 후회와 미련이란 놈이 따라다녀선지 지나고 나면 생각이 많아진다. 최선을 다하는 삶은 아름답지만. 그렇지 못하면 항상 엉뚱한 결과를 낳게 된다.

모 대학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한 분은 서울에 있는 모 병원에서 임종을 맞았고 한 분은 최근에 지방에 있는 한 대학병원에서 맞았다.

서울의 병원에서는 임종 직전까지 담당의가 지켜서서 환자 상태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고 대처할 수 있도록 정보도 줬다. 그래서 그 의사가 고마웠다.

지방 대학병원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물론 지방대학병원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호스피스 병동의 운영과 의료서비스는 서울지역과 차이가 있었다.

그것은 작은 것부터 시작돼 가족들에게 못이 되어 깊숙이 박혔다. 가족들은 그냥 치료방법이 없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마약으로 생을 마감하게 하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고 담당의사가 적극적인 대처를 꺼리면서 의사로써의 양심도 버린 것 같은 생각이 많았다.

특히 일요일에는 의사를 불러도 없다고 하면서 적극적인 대처를 외면했다. 물론 호스피스병동을 들어갈 때 이같은 일에 대한 설명이 조금 있었지만 심하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운명하실 때 의사가 옆에서 캐어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비싼 의료비를 내고 호스피스 병동을 찾는 것 아닌가.

마지막을 힘겹게 보내는 가족들은 조금만 일에도 마음의 상처를 입게 마련이다. 환자가 아프려면 휴일을 피해서 아파야 한다는 웃지 못 할 말도 나온다. 최근의 대학병원 실태가 그렇다.

응급실은 어떤가. 배가 아파 나뒹구는데, 의사는 몇 마디 묻고 간 이후 1시간 넘도록 아무런 조치가 없다. 그러더니 다른 의사가 와서 똑같은 질문만 하고 간다.

혈압을 재고 피 뽑는 것 외에는 별다른 검사도 하지 않는다. 물론 더 급박한 환자를 보느라 그런다고 이해를 하려고 노력하지만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최근 몇 년 동안 보호자 입장으로 지역의 대학병원을 드나들면서 불쾌한 경험을 했다. 한 대학병원에서는 젊은 간호사들이 어르신 환자를 거의 반말로 대하는 모습도 목격했다.

물론 친근감의 표현이라는 변명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환자나 그 가족들은 그렇게 받아들이는지 모를 일이다.

또 수술을 앞두고 잔뜩 겁먹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수술 부작용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연신 손가락으로 ‘볼펜 돌리기’를 하는 의사도 봤다.

대학병원 응급센터에선 ‘무작정 대기’로 환자를 짜증나게 하는 일들이 자주 벌어진다. 불러도 대답 없고, 똑 부러지게 설명해 주는 사람도 없다.

검사를 해야 한다며 음식을 먹지 말라고 해놓고 몇 시간 동안 무작정 기다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도 대부분 환자나 보호자들은 대놓고 화를 내지 못한다.

다른 병원으로 옮길 생각이 없다면 참는 것이 능사라는 일종의 ‘생존 본능’이다. 야간이나 휴일에 대학병원에서 제대로 진료 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역에 대학병원이 있어 듬직하고 마음 놓고 살고 있지만 조금 만 더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등 변화하면 서울병원으로 가는 지방민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돈 냄새’를 향해 달려들어도 의료는 돈보다 사람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 살만한 세상이 되지 않겠는가.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