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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설레이는 감정이 나를 살게 하는것 같다. 두려운 마음과 함께 날 살게 하는 힘이 바로 설레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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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9.22 18:29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덕 주 담쟁이시민학교장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제목이다. 러시아에 전해오는 옛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등의 대작 이상으로 각별히 아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신의 노여움을 사서 인간 세상에 내려온 천사가 구두를 만드는 가난한 부부와 함께 살아가면서 하느님의 세 가지 물음에 대한 답을 하나씩 깨달아간다는 내용이다. 이 소설에서 톨스토이는 철학적인 질문을 성경과 민담으로 재미있게 풀어내어 사람이 사는 이유를 사랑이라고 말해 주고 있다.

사랑은 모든 허물을 덮고 모든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있게 해주니 당연 정답이리라. ‘왜 살아? 인간은 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많은 사람이 한 번 쯤은 이런 질문을 받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아실현을 위해서, 먹고 살기 위해서, 행복하기 위해서, 그냥 태어났고 살아있으니까, 죽지 못해서, 그리고 그 대답은 어려웠다. 답이 과연 있을까? 라는 자조적인 생각도 해보았을 것이다.

더구나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의 주관적인 물음에 선뜻 답을 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소설책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누구나 잘 살고 행복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살다보면 어렵고 힘들어 지치고 고단할 때가 너무 많다. 그럴 때마다 나를 다시 일어서게 해 주는 힘은 무엇일까?

어려서는 무조건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옳다고 여겼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고 남보다 앞선 걸음에 나도 모르게 당당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럼 사람은 열정으로 사는 것일까? 열정이 없으면 이뤄지는 일도 없으니 열정도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으리라. 그러나 ‘열정만 있으면’ 이라고 하기엔 인생은 정말 길고 험하다. 열정만 있다고 해서 지칠 줄 모르고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사람들 마다 여러 답이 있으리라. 그런데 불현듯 한 단어가 머릿속에 맴돈다. ‘설레임’ 그래, 설레임이다. 설레이는 감정이 나를 살게 하는 것 같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도, 진행하면서도, 그리고 마지막 마무리할 때에도 두려운 마음과 함께 날 살게 하는 힘이 바로 설레임이었다. 설레임은 흔히 일이 일어나기 전에 느끼는 감정이라 생각한다. 물론 단어의 뜻으로 본다면 일이 일어나기 전의 기분이다.

그렇지만 일이 진행되면서도 늘 긴장감과 함께 내 마음을 감쌌던 것이 바로 ‘설레임’이라는 감정이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날에도, 교복을 입고 중학교에 들어갈 때에도, 어른이 되어 사람을 만날 때에도 나는 설레였다. 그 설렘은 하루하루 생활하면서 계속 지속됐다.

그리고 그로 인해 나는 성장할 수 있었다. 내가 일을 할 수 있었던 힘, 내가 사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일을 할 땐 열정이 필요하다. 열정은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다. 열정이 없으면 인내심을 키울 수 없다. 열정이 없으면 매사에 의욕이 없어진다. 열정이 없이 성공한 사람은 없다. 그러나 열정을 가진 사람은 바로 앞의 나무를 본다. 진취적이고 씩씩하게 앞만 본다. 그러다 보니 좌절도 쉽다.

특히 점점 나이가 들수록 열정이 식어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지만 설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숲을 본다. 앞으로 나아가면서 여유를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천히 가지만 꾸준히 갈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더 지혜롭게 숲을 바라볼 수 있는 것도 바로 설레이는 마음으로 사물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듦은 늙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것이다.

젊어서 성급하게 무언가 수북이 채웠던 것들을 천천히 발로 밟아 빈 공간을 조금씩 다져가는 작업이다. 천천히 다지다 보면 내가 채울 수 없는 공간도 생기리라. 그 곳이 바로 삶의 여유이며 내가 다시 도전하고 공부할 또 다른 이름의 목표이다.

그 길을 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설레임이다. 내가 살아가는 힘, 설레임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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