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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이 만든 영화’ 함께 보실래요?”

한마음의 집, ‘내 마음이 들리니’ 주민 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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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9.29 17:14
  • 기자명 By. 충청신문

정신장애인들이 직접 시나리오 집필·출연·감독을 맡아 제작한 영화가 마을 주민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정신장애인의 사회 복귀를 위한 치료·재활시설 ‘한마음의 집’은 29일 저녁 시설에서 생활하는 장애인 회원들이 제작한 영화 ‘내 마음이 들리니’를 상영했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주택가에 자리한 한마음의 집은 이날 마을 주민들을 초대, 마당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저녁식사를 대접하기로 했다.

회원들이 틈틈이 마을 골목길과 주민을 찍은 사진 전시회도 열린다.

영화 제작 프로젝트는 최동표(49) 한마음의 집 원장이 지난해 말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보자’는 취지로 회원들과 함께 시작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독지가와 누리꾼의 도움이 답지해 제작비 2700만원을 모았다.

회원 10여명은 지난 5월부터 평일에는 제빵공장이나 편의점 등에서 일하고 주말에 모여 영화를 준비했다.

이들은 사회적 기업 영화제작소 ‘눈’의 도움을 받아 스틸 카메라를 다루는 법부터 시작해 동영상 카메라 작동법까지 익혔다. 포스터 흉내내기 등 기초부터 감정 표현에 이르기까지 연기 수업도 받았다. 영화는 ‘점심을 먹고’, ‘만복아 약 먹자’ 등 10분 안팎의 단편 2편과 메이킹 필름으로 구성됐다.

‘점심을 먹고’는 일요일 오후 회원들이 모여 자신의 바람을 상상하는 옴니버스식 영화다. 이들은 각자 ‘바둑 고수가 되고 싶다’,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등 자신의 희망을 전한다.

‘만복아 약 먹자’는 한마음의 집 퇴소를 꿈꾸던 ‘만복’씨가 집 앞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가 시설 생활에 적응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를 제작하면서 회원들도 변했다. 처음에는 작업에 소극적이었던 사람이 적극적으로 변했고 표정도 밝아졌다.

촬영을 맡은 임재윤(47)씨는 “더운 날씨와 소음 때문에 작업이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카메라 조작법을 알게 돼 기쁘다”며 “다시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눈’의 강경환(44) 대표는 “우리는 보조 역할에 그쳤을 뿐”이라며 “무엇보다 정신장애인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고 얼굴을 세상에 스스로 드러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완성한 영화의 첫 관객은 지난 15년간 이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살아온 홍은동 주민들이다.

처음에는 경계의 눈빛 때문에 정신장애인 보호시설이란 존재조차 숨겨야 할 정도였지만, 이제는 이웃사촌이 됐다.

시설 내부를 공개하고 마을 경로잔치를 여는 등 주민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한 결과다.

최 원장은 “정신장애인 역시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이웃이라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영화를 DVD로 제작해 공공기관에 보급하고 내년 장애인영화제에도 출품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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