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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법조계도 부익부 빈익빈… 아, 옛날이여

“옛날의 법조계가 아니라는 말을 듣는다.사법고시 합격은 곧 출세로 불리던 시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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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10.03 18:32
  • 기자명 By. 유영배 논설실장
▲ 유 영 배 논설실장

최근 전국을 떠들썩 하게 했던 사법연수원생의 도덕적 결함이 2일 파면으로 이어 지면서 그 파장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그는 한때 대형로펌에 스카웃돼 장래가 보장된 예비 법조인이다. 하지만 변호사 업계의 그 이면에는 각종 애환이 담겨져 눈길을 끈다.

“변호사의 업무나 생활이 이런 줄 알았다면 처음부터 사법시험 공부를 하지 않고 다른 길로 갔을 것이다” 법조계의 실상을 담은 법조 지침서 ‘현직 변호사가 말하는 법조계 속 이야기’의 책 머리이다.

흔히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법조인은 사회 정의파로 묘사하고 있다. 법을 잘모르는 이른바 서민들을 위해 일하는 정의의 사도이자 강자 보다 약자편에 서는 서민들의 대변인 역할 을 일컫는다.

“그래서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는 것이 그의 법조계 입문 동기론 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은 “ 아니 올시다” 로 결론을 내린다.

막상 일해보니 인건비 또는 사무실 운영비 조차 마련하지 못해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자조섞인 푸념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실제 하루 일과를 어떻게 보내고,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른 채 막연한 이미지만을 좇은 자신에 대한 후회라고나 할까, 결론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넉두리 라는 표현이 옳을성싶다.

이책은 후학들로 하여금 자신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주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법조계 조직 및 구성원과 그들의 생활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수임한 사건의 성공을 위해 변호사 업계의 껄끄러운 얘기도 털어놨으며 변호사 역시 술, 골프, 경조사 챙기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영업을 한다고 전했다. 특히 ‘골프의 비즈니스 효과’라는 부분에서는 “만약 변호사가 된다면 골프를 애용하는 편이 낫다”면서 “골프장에는 영업 기회가 많다”고 털어놨다. 술을 마시는것보다는 골프를 치는것이 낫다는 얘기이다.

이 책을 접하면서 부익부 빈익빈의 법조계 현실을 보는것같아 웬지 서글픔을 느낀다. 여기서 말하는 부익부 빈익빈은 법조계의 일만은 아니다. 사회 구석 구석에 만연돼 있는 크고작은 각 분야의 실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항간에서는 옛날의 법조계가 아니라는 말을 곧잘 듣게된다. 사법시험 합격은 곧 출세를 의미하고 나아가 부를 거머지는 척도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이는 곧 “지금은 달라져도 그렇게 달라질수 없다”는 푸념섞인 표현과 일맥 상통한다.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고도 갈곳이 마땅치 않아 기업체 또는 공직사회 문을 두드리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목격하게 된다.

그것은 그래도 나은편이다. 곧바로 개업이 여의치 않은 많은 예비 변호사들이 취업을 하소연하는것을 보면서 “세상 많이 변했다”는 볍조계의 현실을 실감케 하고 있다. 변호사 수임건수는 한정돼 있는데 로스쿨 출신 변호사는 매년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 판·검사 임용은 극히 소수에 불과해 대부분은 기업체의 취업전쟁을 연상케 하고 있다. 다양한 사회경력을 가진 인재들에게 법조교육을 시켜 사회에 다시 재공급하자는 취지에는 맞을지 몰라도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죽을맛 이 아닐수 없다.

그래서 세상이 변해도 많이 변했다는 푸념아닌 푸념이 예비 법조인을 짓누르고 있는 양상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결국 도태 할수 밖에 없다는것이 법조 관게자들의 지적이다.

사법시험에 합격하면 모교 정문앞에 자랑스런 졸업기수와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고향마을이 온통 잔치분위기 였던 그 시절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힘들었던 온갖 역경을 딛고 사회정의파와 출세의 대명사로 묘사되는 그들이 취직이 안돼 발을 동동 구른다면 국민들은 예비법조인들을 과연 어떤 모습으로 바라볼지 궁금 해진다.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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