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을 사칭하며 대출해 줄 것처럼 속여 돈을 가로챈 일당이 붙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7일 은행을 사칭해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이를 이용해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혐의(사기 등)로 박 모(33)씨 등 4명을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 등은 지난 4월쯤 부산 오피스텔에 사무실을 차린 뒤 불법으로 모은 대출 희망자 전화번호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거나 연락했다.
박씨 일당은 대출에 관심을 보인 피해자들로부터 금융거래 정보를 전달받고, 신용카드사와 보험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수법으로 1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대출상담팀, 인출팀, 대포통장 조달팀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중 대출상담팀을 운영한 박씨는 부산 지역 폭력조직 동부칠성연합파 소속 조직원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박 씨 일당은 남의 이름으로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범행이 드러날까봐 자신들의 '대포폰'으로 금융기관의 확인·인증 메시지를 전달 받을 수 있도록 휴대전화 번호를 착신 전환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양철민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이들은 대출 전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신용등급상향을 미끼로 돈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며 "어떤 명목으로든 선입금을 언급한다면 100% 사기로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박씨 등에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된 '대포통장'을 대량으로 팔아넘긴 김모(32)씨 등 2명을 구속하고 이름을 빌려준 7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중국에서 박씨 일당의 사기 행각을 지시한 총책을 뒤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