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아침을 열며] 대전시 ‘보만식계’ 먼지털이개의 한심한 창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3.10.27 18:12
  • 기자명 By. 충청신문

주말이면 보문산 을 오르는 것이 지난 한 주일동안 쌓인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소중한 나만의 삶의 방식이다.

그 시간만은 산의 푸른 초목들과 조우하며 다음 주일을 대비해 충전하는 최적의 수단이기에, 사람과의 약속은 가급적 피하며 자신만을 위한 시간과 공간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오랜 기간 관리를 잘해온 보문산 관리공단의 노력으로국립공원에 버금갈 정도로 녹음이 우거진 보문 산은 대부분의 대전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명소이며 스트레스로 지친 현대인에게 참 으로 필요한 힐링캠프 인 것이다.

서울에서 주말에 근교 산들이 인산인해로 산이 주는 정적인 시간은 상상도 못하는 반면, 대전은 주거지에서 접근하기 좋은 주위에 보만식계라는 4개의 산이 병풍처럼 자리 잡고 있는 것도,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일등 도시가 된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렇게 육체적 활력과 함께 귀중한 사색을 정리하며 주차장에 내려 올 때 얻는 충만감을 여지없이 깨트리는 것이 있다.

산속에서 얻은 평정과 고요라는 최적의 상태를 망가트리곤 한다. 그것은 바로 2010년 대전시에서 보만식계 의 8개의 주요 등산로 입구에 설치한 먼지털이개가 주범이다. 한 사람이 이 기구를 이용하면 너도 나도 줄을 서서 이용하기에 그 소음은 산속의 자연스러움을 순식간에 차량 정비소같은 장소로 뒤바뀌어 놓는다.

이 소음은 정확하게 측정을 하야겠지만, 산속에서 나무 잎이 바람결에 스치는 10dB정도의 열배 정도인 100dB 정도가 될 정도로 느끼는 되는데 거의 공사장의 큰 트럭의 굉음 소리 같은소리가멈추지 않고 계속 들리는 것이다.

일반 공동주택 외부 규제 기준인 65dB 이하를 생각하면 산속에서의 울림과 소리는 더욱 크게 들리기에 등산객들의 귀에 들어오는 고통은 절대 그 이상이 될 것이다.

이것은 산속이 터전이 나무나 꽃, 다람쥐 등 야생 자연의 친구들에게 아주 몰염치한 짓일뿐더러 조용히 산의 신비스러움 을 만끽하고 내려오는 대부분의 등산객들에게 피해를 주는 진풍경이 되고 있다.

하산하면 손으로 등산복을 한두 번 털 정도이지 이 처럼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는 고압 공기기구로 털어 낼 정도로 보만식계 산이 진창이 아니라는 것은 이 산들을 다녀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 것 이다.

여기에다 한 사람이 먼지털이를 이용하면 너도 나도 줄을 서서 이 필요 없는기구를 사용해보는데, 이 기구로 어린아이들이 장난을 하거나 해서 눈과 귀에 큰 상해를 입을 수 있는 위험스러운 장면도 가끔씩 목격이 된다.

심지어 일부 사람들이 애완견이나 이부자리 같은 것을 가져와서 털어내는 장면도 보이는데 이때 발동기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며 조용한 산속은 그야말로 차량정비소로 변하고 만다.

요즘 한국수력원자력 공무원들의 추악한 비리로 일부 원전기가 정상적으로 가동이 안 되고, 전력이 비상이 걸리는 상황이 아닌가. 대부분 민간인들의 가정에서도 플러그 하나라도 빼놓고 ,가능하면 여름 내내 선풍기로 찜통더위를 버티며 절전에 동참하고 있는 시점에서 대전시가 설치한 보만식계 8개의 먼지털이개의 발동기는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이것만으로도 관공서의 아이디어와 행정이 얼마나 탁상공론 적이고 코미디같은 행위인가를 전적으로 중명하고 있다. 우리보다 선진국인 멀리 외국의 사정을 들여다보더라도 미국의 요세미티나 일본의 북 알프스 같은 유수의 국립공원도 엄청난 소음을 유발하는 이런 괴상한 기구는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을 것이다.

거기다가 전력 대란 시기에 음이온과 피톤치드같은 산에서 받은 정기를 거꾸로 털어 내려는듯한 이 괴물 같은 기구 때문에, 소중한 전기까지 낭비하는 것을 보면서 대전시의 행정에 혀를 차고 원성을 하는 대다수의 식견 있는 등반객 들을 보며 그나마 위로를 삼을 뿐이다.

강 명 수 수필가, 예촌 문화벤처 대표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