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원군 문의면 대통령 옛 별장 청남대靑南臺) 진입로 야산에서 ‘땅 밀림(land creep)’ 현상이 나타났다.
땅 밀림은 산비탈의 토층 일부가 원형을 유지한 상태로 서서히 낮은 곳을 향해 미끄러져 이동하는 현상을 말하는데, 산사태와는 다르다.
4일 충북도와 청남대관리사업소에 따르면 청남대 정문 옆 곰실봉(해발고도 150m) 에서 지난 5월 땅 밀림 현상이 발견됐다.
도 관계자는 “당시 산림청이 관계 전문가를 파견해 실태조사를 했는데 이런 현상이 나타난 면적은 2㏊정도에 이르고, 1년에 10㎝가량 아래로 미끄러지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땅 밀림 현상이 나타난 곳 아래에 청남대 꽃 양묘장이 있기 때문에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땅 밀림은 이동속도가 매우 느려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며 “일시적으로 지반이 붕괴되는 산사태와는 엄격히 구분된다”고 덧붙였다.
이 산의 경사도는 평균 25도로 급하진 않지만 지질이 연약한 풍적토여서 땅 밀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도는 보고 있다.
최근 청남대 주변 등 전국 18곳에서 땅 밀림 현상을 발견한 산림청은 내년에 정밀지질조사를 한 뒤 지반을 강하게 하고 땅 밀림 진행속도를 늦추는 복구공사를 벌일 예정이다.
청남대는 1983년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청원군 문의면 대청댐 주변에 세운 대통령 전용 휴양시설이다.
2003년 4월18일 노 전 대통령 재임시절 운영권이 충북도로 넘어온 이후 민간에 개방됐고 지금은 충북의 대표적 관광시설로 바뀌었다.
청주/고종팔기자 fx0903@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