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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관심 ‘예방의식’

“재난은 발생했을 때 극복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미리 준비하고 예방해야 한다는 생각!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발걸음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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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11.06 17:58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득 곤 천안서북소방서장 소방정

작년 말 한 해가 저무는 세밑에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었던 영화가 있다. ‘타워’. 영화 ‘타워’는 초고층 빌딩의 화재상황에서 벌어지는 화재진압, 구조·구급의 사투를 소재로 다룬 재난영화다.

영화는 헌신적인 소방관의 모습과 긴박한 재난상황을 사실적으로 담아내 많은 관객을 동원하며 호평도 함께 받았다.

최근 사람들이 숨진 안타까운 화재를 두 건이나 겪었다. 하나는 추석을 맞아 부모와 함께 시골을 찾은 어린 남매가 할아버지 집에서 잠을 자다가 화재로 인해 안타깝게 숨진 것이며, 며칠 전 자동차정비소에서 난 화재로 주인이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사망한 것이 또 하나다.

그 당시 필자는 현장의 최일선에서 소방관들을 지휘해야 하는 역할이었기에 겉으로는 강하고 태연하게 대처했지만 유가족들이 오열하는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는 적잖은 눈물을 흘렸다.

이런 안타까운 죽음을 대할 때마다 미리 예방할 수는 있지 않았을까, 아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예방을 위한 답은 사실 영화 ‘타워’에 다 있다.

많은 사람들이 소방업무와 소방관을 떠올리면 재난상황에 신속히 출동해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드는 ‘현장 활동’을 생각한다. 하지만 필자는 소방에 담긴 의미 가장 중요한 것이 재난에 미리미리 대비하는 ‘예방’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타워’에서 재난은 스프링클러 설비의 이상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이한 대처로 소방당국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시작되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그 이상이 초고층 빌딩을 화염 속에 밀어 넣고 수많은 사람들을 위기에 빠뜨리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다.

‘예방’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가. ‘예방’ 분야는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예방의식을 환기 홍보하며 적극적인 위기대처 능력을 함양시키는 중요한 분야이다.

소방서에서 ‘예방’ 업무를 특히 중요하게 여기기에 소방특별조사, 다중이용업소 관계자 교육, 소외계층 무료 소화기 보급 활동과 화재경보감지기 설치 및 유아의 소방교육을 위한 어린이 안전체험 학습, 화재예방 포스터, 산불관련 캠페인 등 시민들의 피부에 와 닿을 맞춤형 예방 활동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이러한 많은 예방 활동을 하면서 혼자 지내며 화재에 불안해하던 할머니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보고는 고맙다고 포도를 내오던 모습, 빨간 안전모를 쓰고 소화기 호스를 잡고 소화기 사용법을 익히며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필자는 이런 예방활동들이 미래의 재난으로부터 보다 많은 생명을 구하는 초석이 될 수 있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

물론 소화기를 주고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달아주는 행위만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런 일을 통해 시민들의 화재예방의식이 향상되고, 그 효과는 반드시 나타나리라 필자는 믿는다.

오늘날 건물은 층에 층을 더하며 초고층으로 오르고 있고 시설도 갈수록 규모를 키우며 커지고 대형화되어 간다. 재난현장에서 소방조직과 소방관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초고층 대형건물의 재난현장에서 제한된 인원만으로 소방관들이 재산과 생명을 전부 지켜내기에는 역부족인 게 현실이다. ‘유비무환 무비유환(有備無患 無備有患)’이라 했다.

평상시 국민들의 적극적인 교육 참여와 엄격한 소방시설의 점검, 선진 방재의식과 재난을 미연에 차단하는 철저한 예방 의식, 시민 의식이 함께 한다면 소방관들은 국민들의 보다 많은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재난은 발생했을 때 극복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미리 준비하고 예방해야 한다는 생각!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발걸음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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