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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법외노조 통보는 부당하다”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효력정지… 향후 전망 관심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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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11.13 19:22
  • 기자명 By. 고형원 기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가 효력이 당분간 정지됨에 따라 전교조 법외노조 논란이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반정우)는 13일 전교조가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는 부당하다”며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해직자의 노조가입을 허용하는 전교조 규약을 시정하라는 고용부의 시정명령은 적법하지만, 이를 법외노조로 볼 것인지의 여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고용부의 “시정명령의 적법성에는 의문이 없다”고 전제하고, 이를 “법률상으로도 곧바로 법외노조로 볼 것인지, 노조의 자주성을 실질적으로 해치는 경우에만 법외노조로 볼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교원의 노동조합의 특수성과 관련 법의 입법 목적 등에 비춰볼 때 일반적인 노동조합과 교원의 노동조합에 대해 적용되는 법 단서를 달리 해석할 것인지 여부도 다툴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 판결에 따라 지난달 24일 고용부가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를 근거로 교육부가 시도교육청에 내린 전교조 전임자 77명의 학교 복귀, 단체교섭 중지, 노조 사무실 지원 중단 등의 조치도 전교조가 제기한 본안소송의 1심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효력이 정지된다.

이날 서울행정법원이 전교조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전교조가 제기한 본안소송에서는 법리 공방이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고용부가 법외노조를 통보한 근거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9조(설립신고서의 보완요구 등) 2항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9조(설립신고서의 보완요구 등) 2항은 노조가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후 설립신고서의 반려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행정관청이 30일의 기간을 정해 시정을 요구하고 기간 내에 이행치 않으면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정부는 관계법에 따라 해고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고 있는 노조규약을 개정하라는 시정 명령을 전교조가 계속 거부했기 때문에 법외노조를 통보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교조는 노조설립취소가 시행령에 근거해 법적 기반이 취약할 뿐 아니라 정부가 전교조를 탄압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용부가 법외노조를 통보한 것이 이 시행령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상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고, ‘피해 최소성의 원칙’에 반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게 전교조의 주장이다.

또 정치권과 교육계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전교조는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를 정치적으로 탄압하기 위해 무리하게 ‘법외노조’ 통보를 강행한다고 주장해 왔다.

고용부가 지난 2010년부터 논란이 됐던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를 유보한 것에 대해 사회적 갈등을 고려한 측면도 있지만, 법적 다툼에서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는 만큼 전교조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법원의 결정 직후 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법원의 이번 판결은 너무나 당연한 헌법적 권리를 인정한 판결로 박근혜 정부의 ‘전교조 죽이기’작전에 제동을 거는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이번 사태의 주역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책임지고 사퇴하고, 교육현장 혼란을 가중시킨 서남수 교육부 장관 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법적인 측면에서는 현실에 맞지 않는 문제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이 노동관계법 및 교원노조법 등에 관한 개정 법률안을 제출해 놓은 만큼 정치권의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가 내린 전교조 전임자 학교 복귀, 단체교섭 중단, 노조 사무실 지원 등의 조치가 무효가 된 만큼 전교조 활동에도 크게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한편 전교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번 판결의 의미를 설명하고 향후 활동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서울/고형원기자 dongshin@dailyc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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