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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뇌물 비리로 얼룩진 청양 외국체험관광마을

마을 조성사업 내내 ‘삐걱’…군수 포함 공무원 3명 뇌물 혐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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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11.27 19:37
  • 기자명 By. 최명오 기자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자리 잡은 충남 청양군 외국체험관광마을이 공무원의 뇌물 비리로 얼룩지고 있다.

청양군청 공무원 2명이 마을 조성사업 과정에서의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데 이어 이석화 청양군수에 대해서도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 군수에 대해서는 특정범죄 가중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가 적용됐다.

수사당국은 이 군수가 수의계약 대가로 자재 납품업체 관계자로부터 5천만원을 직원을 통해 건네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청양군 공직사회에 생채기를 남긴 외국체험관광마을은 그 조성계획 수립부터 준공까지 이르는 과정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27일 청양군청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외국체험관광마을의 첫발은 2007년 전임 군수의 '몽골촌' 조성 발상에서 시작됐다.

몽골 전통 가옥 '게르'와 승마체험장을 중심으로 알프스 풍의 펜션으로 꾸며놓는 게 애초 밑그림이었다.

타당성 조사와 설계용역 검토 등을 마친 마을 부지는 한 차례 변경을 거쳐 현재 자리인 대치면 작천리 산9-14번지로 확정됐다. 9만여㎡ 규모였다.

마을 조성사업이 충남도의 지역균형발전사업에 포함되면서 예산도 넉넉하게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계획 1년 6개월여만인 2009년 설계도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밑그림과는 다른 풍경이 그려졌다.

몇 차례 회의와 중간 점검 끝에 마을에 골프장과 스크린 사격장 설치가 포함됐다고 시민단체는 전했다. 각각 ‘스코틀랜드’ 문화체험 지구와 ‘미국 서부’ 문화체험 지구라는 이름도 붙었다.

‘핀란드’ 문화체험 지구라는 사계절 썰매장도 슬그머니 설계도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등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시설이 하나 둘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시민단체는 덧붙였다.

마을 특색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식한 듯 2010년 지방선거를 통해 청양의 수장이 된 이석화 군수는 당선 후 “외국체험관광마을의 세부적인 내용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군수 임기 시작을 보름가량 앞두고 토건사업 계약이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이 군수 체제에 들어선 지 닷새 만에 착공됐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일부 행정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곧바로 공사가 중단됐다. 착공한 지 하루만이었다.

청양군은 토목과 건축공사 설계를 몇 차례 변경하고 행정절차를 마치느라 1년여를 허비했다.

외국체험관광마을의 위용은 공사가 재개된 지 1년 반만인 올해 7월 31일 드러났다. 계획부터 준공까지 6년이 걸렸다.

준공은 됐으나 시설 상태는 심각했다.

청양 시민단체 관계자는 “스크린 사격장에는 장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게르는 인공 티가 넘쳤다”며 “외국의 어떤 문화를 체험하라는 건지 기가 찰 노릇이었다”고 준공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업에 얽힌 ‘불편한 진실’도 곧바로 터져 나왔다.

청양군청 공무원들이 마을 공사와 관련해 납품 업체 관계자를 협박하거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잇따라 경찰에 적발됐다. 준공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청양경찰서는 자재 납품업자로부터 1천5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a(37)씨와 부실공사 등 이유로 내부 징계를 받자 납품업체 관계자를 협박한 혐의(살인 예비 등)로 b(52)씨 등 군청 공무원 2명을 각각 구속했다.

b씨는 특히 스크린 사격장의 총이 납품된 것처럼 공문서를 꾸미기도 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석화 군수에 대한 혐의도 포착하고 수사를 벌였다.

청양경찰서장을 역임한 이 군수가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경찰서를 찾은 것은 이달 2일과 8일께였다.

경찰은 소환조사를 통해 이 군수 혐의에 대해 신중하게 확인작업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이 군수는 그러나 관련 혐의 일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회견을 통해 “최종 수사결과가 나오면 결백이 증명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임기를 7개월여 남긴 이 군수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내 달 2일 대전지방법원 공주지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청양/최명오기자 choimo5000@dailyc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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