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부품비리가 잇따라 수사기관에 적발된 가운데 원전에 쓰이는 밸브 품질증빙서류를 위조해 납품한 업체 관계자들이 징역형을 받았다.

대전지방법원 제11형사부(이종림 부장판사)는 28일 위조 품질 검증서를 제출해 원전부품을 납품한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기소된 납품업체 직원 조모(43)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모(48)씨 등 같은 업체 직원 3명에 대해서도 각각 징역 6월∼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 업체 관계자 4명에게는 120∼2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이 함께 내려졌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자력발전소는 사고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가져오기 때문에 그 부품에 대한 엄격한 품질검증 절차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전제한 뒤 “피고인들의 범행은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다른 문서위조죄에 비해 불법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납품 이후 피고인들이 정상적인 품질보증서를 갖춘 도장재로 재도장하거나 정상적인 방사선 조사 증명서가 첨부된 제품을 추가로 납품해 피해가 회복됐다”며 “외형적 규모에 비해 금액의 실질적 피해가 적은 점, 개인적 이익을 취하려고 한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위조된 보증서를 통해 납품한 도장재가 결과적으로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정상 품질을 갖춘 것으로 밝혀진 점도 양형 판단에 유리한 정상이 됐다고 재판부는 덧붙였다.

이들은 2009년 12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원자로 기기 냉각수 격리용 밸브 등에 도장재를 발라 납품하는 과정에서 도장재 품질보증서 6장을 위조해 안전성이 가장 높은 Q등급으로 꾸민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조사 결과 이들은 방사선 조사를 하지도 않은 원전 밸브의 검사 증명서를 위조하고서 납품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원전비리 수사단’을 꾸리고 전국 7개 검찰청과 동시에 원전 부품 시험 성적서 위조, 금품 로비, 인사청탁 등 원전과 관련한 각종 비리를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