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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내 마음의 보석(寶石)상자

“12월에 내리는 눈이 반가운 것은 낭만의 한 페이지가 간직돼 있으며 또 그를 기억하고 있는 자신이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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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12.05 18:38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창 견 시인

“펄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하늘나라 선녀님들이 하얀 가루 떡가루를 자꾸자꾸 뿌려줍니다.”

눈이란 제목의 이 동요는 작사가 미상으로 한양대 음대교수를 역임한 박재훈 목사 작곡이란다. 어린 시절 겨울, 함박눈이 내릴 때면 그 눈 맞으며 누이와 이 동요를 흥겹게 부르곤 했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데 12월의 하늘에서 흰 눈 대신 다이아몬드 가루가 내린다면? 송이송이 하얀 솜이거나 떡가루 같은 눈송이가 아닌 다이아몬드 말이다.

 

‘변치 않는 사랑’과 ‘승리’를 상징해

보석은 빛깔과 광택이 아름다운 희귀 광물로 예로부터 ‘금은보화’로 대변되는 부귀영화란 값어치를 갖고 있다. 현재 지구상 4000여개 이상의 광물 중 단 50여종만이 보석으로 분류되고 있을 만큼 진귀하다. 이런 보석 중 으뜸을 꼽으라면 단연 다이아몬드(Diamond)를 꼽을 것이다.

그러나 한 때 그 희소성으로 유럽 왕족만 소유할 수 있도록 법제화되기도 한 다이아몬드는 처음부터 귀한(?) 대접을 받진 않았다고 한다.

기원전 800년 전 인도의 드라비다족(族)이 최초로 발견한 다이아몬드는 중세기까지 루비나 에메랄드 등의 색석(色石) 보다 낮게 평가됐다고 한다.

다이아몬드가 오늘날 최고의 보석으로 자리매김하기 까진 두 번의 혁신적 도약에서 비롯됐다.

첫 번째는 17세기말 이탈리아의 페르지가 다이아몬드를 총 58면으로 세공한 브릴리언트 컷을 선보이면서다. 브릴리언트 컷은 보석의 낭비를 가장 적게 그리고 가장 빛나게 깎는 가공방법이다.

두 번째는 1866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대규모 다이아몬드 광상(鑛床)이 발견돼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다. 이전까진 인도와 브라질이 유일한 다이아몬드 산출국으로 소수 고관대작들의 전유물 격이었다.

다이아몬드는 ‘승리’와 ‘변치 않는 사랑’이란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상징성으로 단 하나 최상의 다이아몬드를 지니려는 소유욕 또한 세계사의 한 단면으로 점철돼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이아몬드는 유럽 4대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호프 다이아몬드, 상시 다이아몬드, 리전트 다이아몬드(피트 다이아몬드), 그리고 피렌체 다이아몬드가 있다. 소유자들이 모두 비극을 맞이했던 45.52캐럿의 푸른색 호프(Hope) 다이아몬드는 미국 스미소니언에 기증돼 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도 복숭아 씨앗 모양의 55.23캐럿의 담황색 상시(Sancy) 다이아몬드와 140.64캐럿의 리전트 다이아몬드(피트 다이아몬드라고도 불린다)가 전시돼 있다. 상시 다이아몬드는 프랑스 대혁명기간 중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 등 소유자들이 비극적 종말을 맞게 한 이력이 있으며, 리전트 다이아몬드는 나폴레옹1세의 칼자루를 장식하기도 했다.

이중 137.27캐럿의 연노랑 빛깔의 피렌체 다이아몬드는 1922년 오스트리아 제국의 멸망 이후 아직까지 행방이 묘연하다고 한다.

 

다이아몬드보다 더 좋은 것

부귀영화, 보석의 대명사격인 다이아몬드가 없더라도 우리에겐 행복이 가까이에 있음을 안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지인이란 이름으로 말이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랫말처럼 빛나는 보석이란 광물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가 아닐까 한다.

12월에 내리는 눈이 다이아몬드가 아니라도 반가운 것은 추억이 있고 낭만의 한 페이지가 간직돼 있으며 또 그를 기억하고 있는 자신이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다.

푸성귀를 다듬고 빨간 고춧가루와 젓갈과 각종 양념을 버무려 한겨울 식탁을 장식할 김장을 담궜듯, 마음이란 보석 상자에 회상과 추억과 지나간 낭만 등을 모두한테 그리움으로 담아내 곰삭은 정(情)으로 삶을 열어가는 것은 어떨까.

2013년 이 해 우리의 겨울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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