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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에펠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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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12.12 18:01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조 성 남 대전중구문화원장

전 세계의 수많은 도시들 가운데 파리의 에펠탑처럼 잘 알려진 상징물은 아마 없을 듯싶다.

미국 뉴욕에 미국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이 있고, 중국 북경에는 천안문광장이 있으며 대만 타이페이에는 초고층건물인 101빌딩이 있는 등 전 세계 수많은 도시에는 나름대로 그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있지만 파리의 에펠탑만큼 세계인의 뇌리 속에 깊숙이 자리한 상징물은 드물 것이다.

에펠탑은 인위적 건축물이면서도 예술의 도시 파리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자리했다는 점에서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파리를 직접 보지 못한 필자에게 사회과학자이자 작가이기도 한 정수복씨가 2010년 쓴 기억과 풍경의 도시미학이란 부제가 붙은 ‘파리의 장소들(Lieux de Paris)’(문학과 지성사)은 에펠탑에 관한 상세한 정보와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 (이하 내용은 ‘파리의 장소들’에서 인용)

에펠탑은 1889년 프랑스혁명 100주년 기념 세계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어졌다가 행사 종료 후 우여곡절을 거쳐 철거되지 않고 보존되어 파리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되었다.

박람회가 끝난 이후 에펠탑을 둘러싸고 열띤 토론이 계속되었다. 반대파들은 검은 색의 거대한 공장굴뚝을 연상시키는 에펠탑이 다른 아름다운 건물들의 이미지를 다 망치고 있다면서 철거를 주장했다.

에펠탑을 싫어했던 작가 모파상은 “나는 파리를 떠났다. 더불어 프랑스도 떠났다. 왜냐하면 에펠탑이 날 너무 지겹게 하기 때문이다.”라고 쓸 만큼 에펠탑을 보기 싫어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에펠탑은 그림과 예술작품, 영화에 등장하기 시작한다.

러시아출신의 화가 샤갈은 1910년대 파리에 머물면서 흰색 에펠탑을 그렸고 기욤 아폴리네르, 장 콕토 등의 작품 속에 등장했으며 파리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속에도 에펠탑이 등장했다.

에펠탑은 구스타브에펠의 치밀한 계산으로 지어진 기술의 산물로 에펠탑의 가로와 세로는 130미터이며 높이는 318미터이다.

이 에펠탑은 상징적인 기능뿐 아니라 군사적인 통신시설과 라디오·텔레비전 안테나 등 실질적인 기능도 지니고 있다. 에펠탑은 3층으로 돼 있는데 1층은 57미터, 2층은 115미터, 3층은 276미터에 위치해 있는데 승강기를 타야 하지만 걸어서도 오를 수 있다.

정수복은 이 에펠탑은 주체와 객체, 능동태와 수동태 양쪽 모두가 될 수 있는 기이한 물체라고 표현하면서 파리를 찾는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장소의 하나라고 역설한다.

아울러 에펠탑의 모양을 한 열쇠고리, 목걸이 등 기념품과 엽서, 컵, 광고포스터 등 끝없이 늘어나는 에펠탑 이미지 상품들을 통해 사람들은 파리를 떠나 에펠탑을 볼 수 없게 되어도 언제나 에펠탑을 옆에 두고 살게 된다고 말하고 그래서 에펠탑은 파리지앵의 에펠탑이 아니라 온 세상 사람들의 에펠탑이 된다고 덧붙였다.

정수복의 에펠탑 이야기를 보면서 필자는 파리가 왜 전 세계 사람들이 가보고 싶은 도시가 되었고 또 그 속에서 에펠탑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서도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다.

파리는 물론 오래된 도시지만, 몇 천 년 전의 유적이 즐비한 도시는 아니며 중동의 어느 도시처럼 거대한 자본으로 점철된 도시도 아니다. 또 한때 혁명의 피바람이 몰아치던 공포의 도시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늘날 파리는 유행의 첨단을 걷는 도시, 전 세계 예술인들이 가서 예술을 하고 싶은 도시, 관광객들이 가장 가고 싶은 도시가 되었다.

그런 파리의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또 에펠탑이 일조를 했다는 점에서 에펠탑의 가치는 돈으로 계산하기 힘들만큼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 에펠탑 이야기를 보면서 필자는 대전의 도시이미지와 과연 대전을 상징하는 건축물은 또 무엇인지를 되묻게 된다. 대전에도 많은 건축물이 있고 대전엑스포를 상징하는 한빛탑도 있으며 갑천에는 밤에 아름다운 엑스포다리도 있다.

그러나 에펠탑처럼 대전을 상징하고 또 그 건축물을 떠올리면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는 그런 상징물이 있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대전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살리는 동시에 대전을 상징할 수 있는 건축물을 선정하는 것은 대전 사람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현안 중 하나다. 이런 일은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

시민들이 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경제를 살리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대전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일이라는 것을 파리의 에펠탑이 살아있는 교훈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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