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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동지(冬至)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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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12.25 17:3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동 건 대전시의회 교육의원

중국 형초(荊楚)지방에 공공씨(共工氏)의 아들이 동짓날에 죽어 역질의 귀신이 되었다. 그런데 이 귀신은 생전에 팥을 두려워해 민초들은 동짓날에 붉은 팥죽을 쒀 이 역귀를 물리쳤다고 한다.

중국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전하는 이 민속은 우리나라에도 전해져 ‘동국세시기’에 붉은 팥죽을 쒀 조왕과 대문 등에 뿌려 액운을 제거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먹는 풍습의 기원이다.

 

▲600여 년간 잊혀진 진실, 1년의 시작 ‘동지’

동지팥죽은 새해의 시작으로 삼은 역원과 붉은 팥의 붉은 색이 뜻하는 천상의 밝음과 나라의 시작과 그리고 재앙과 악귀를 물리치는 벽사 및 제마의 의미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동지(冬至)는 일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반대로 남반구에는 밤이 가장 짧은 하지가 되는데, 북반구에선 이때부터 일양시생(一陽始生) 즉 극한 음 중에 양의 기운 하나가 태동하는 시기다.

따라서 예부터 동지는 ‘다음 해가 되는 날(亞歲)’, 또는 ‘작은 설’이라고 해 원단(元旦)과 함께 으뜸가는 기쁜 날로 여겼다. “동지가 지나면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 한살을 더 먹는다”는 속설도 한해 기운의 첫 시작은 동지부터 시작됨을 뜻하는 것이다.

당나라의 역법서(曆法書)인 선명력(宣明曆)은 동지를 역(曆)의 시작으로 보았다. ‘역경’(易經)에도 복괘(復卦)에 해당하는 음력 11월 동짓달을 십이지지의 첫째인 자월(子月)이라 해서 일 년의 시작으로 삼았다. 동지의 기운이 양기가 시작되는 부활과 같은 의미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당의 역법은 신라에 이어 고려 충선왕 원년(1309)에 원(元)의 수시력(授時曆)으로 바뀔 때까지 존속됐다. 따라서 충선왕 이전까지는 동지를 설로 지냈을 것이라 짐작되는 부분이다.

지난 22일은 동지였다. 바로 절기력에 따라 2014년 갑오년 새로운 기운이 태동됐다는 의미이다.

 

▲안방극장에 소외된 콘텐츠 산업의 부활

흑백텔레비전의 첫 시험방송은 1931년 미국에서 시작됐고, 세계 최초의 방송은 1937년에 영국 BBC 방송국에 의해서였다. 우리나라에선 1956년 세계에서 15번째로 TV전파를 발사했다고 한다.

흑백텔레비전 수상기의 보급이 점차 증가하면서 사람들은 저녁시간대를 풍성하게 하는 ‘안방극장’에 매료되기 시작했다. 이후 1981년 컬러텔레비전 방송이 시작되자 사람들은 “이제 영화관에 갈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흑백TV시대 총천연색으로 상영되던 영화의 문화적 충족이 ‘안방극장’의 컬러TV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실제, 영화 관람객수는 1950년대 후반부터 상승곡선을 그려 1964년 연간 관객수 1억 명을 돌파하더니, 1969년 1억7304만 명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맞았다.

특히 1970년대 중반부터 한국영화 관객수는 급감해 1974년엔 9737만 여명, 1980년엔 5000만 명대로 떨어졌고, 이후 1999년까지 20년 동안 6000만 명을 넘지 못했다.

올해 방화 중 최대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7번방의 선물’로 1281만 명이 관람했다. 괴물, 해운대, 아바타, 왕의 남자, 태극기를 휘날리며, 실미도, 광해, 도둑들에 이은 아홉 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동원한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올해 한국영화 누적 관객수는 1억1800만 여명(59.1%) 외국영화 8100만 여명(40.9%)으로 총 관람객수는 사상 처음 2억 명을 돌파했다. 지난 20여 년간 산업화로 대변되는 안방의 컬러TV에 빼앗긴 문화적 충족을 영화 본연의 콘텐츠로 회복하고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 600여년 전 동지를 새해로 삼았던 제도는 오늘날 잊혀진 기록으로서 존재한다. 제도의 변화는 이렇게 오랜 관습으로 굳어져 당연한 인식이 되고 있다. 한때 안방극장의 등장으로 쇠락을 면치 못했던 영화산업은 다시금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세수(歲首)와 영화산업의 사례처럼 역사는 커대한 수레바퀴처럼 돈다고 한다. 다가오는 2014년 새해 우리 삶에는 어떤 변화가 펼쳐질지 우리들의 희망이란 이름으로 기대해 본다. 아울러 2014년 새해 대전교육에 혁신을 가져다줄 ‘선물’은 필자가 주창하는 ‘창조교육’이 될 것임을 확신해 보며 갑오년 새해 소망을 품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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