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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지역문화와 내수관광

“많은 돈을 쓰지 않고도 사람들의 감성과 시민의 애환을 담아내서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장소와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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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2.13 17:36
  • 기자명 By. 충청신문

박근혜대통령이 지난 3일 ‘제2차 관광진흥 확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관광산업을 ‘국가 경제혁신 3개년계획’의 주요산업에 포함시킬 것” 이라며 국내관광 활성화가 내수경기진작과 일자리창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강조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대통령의 지적처럼 관광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국가와 지역에 사람들의 활기를 끌어 모으는 동시에 돈과 일자리까지 가져다주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세계 각국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프랑스,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와 같은 나라에는 연간 수천만 명의 외래관광객이 찾아와 미국 820억 달러, 스페인 314억5400만 달러, 프랑스 307억 달러, 이탈리아 275억 달러 <2000년 세계관광기구통계>라는 막대한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들 관광선진국들은 어떤 측면에서 관광수입으로 국내경제를 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런 관점에서 박대통령이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특히 ‘내수관광’을 언급한 대목은 지역민의 입장에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국내관광 수요를 확대하고 지역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국민행복과 내수경제 활성화를 도모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라는 보도를 접하면서 이 구상이 제대로만 된다면 지역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해외관광 붐이 일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국내관광은 이제 시들해진 게 현실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내수관광 비중은 지출액 기준 60%대로 일본(95%)과 미국(88%), 프랑스(70%) 등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번에 정부가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근로자 휴가비지원 ▲관광주간 도입·단기방학유도 ▲창조관광기업 육성펀드 조성 등의 정책을 추진키로 했는데 필자는 무엇보다 문화적 요소가 관건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이런 생각은 최근 부산과 대구 등의 실제 사례를 통해서 입증되고 있다.

엄청난 예산이 투입된 대형 사업이 아닌, 문화적 감성으로 관광객을 모은 사례로 먼저 부산의 경우 1998년 부산시청이 떠나면서 쇠락의 길을 걷던 광복동·남포동 등 원도심이 활기를 찾았다는 소식이 그것이다.

(경향신문 2014년1월2일자 14면) 지난해 부평야시장개장과 영도다리 복원이후 하루 통행량이 10월 4만4124명에서 12월에는 5만7250명을 넘어서는 등 유동인구가 늘다보니 광복동일대 눈에 띄던 빈 점포도 찾기 어려운 상태인데 국내최초로 전통시장을 야간에도 상설 개장한 부평깡통야시장의 경우 서민을 그 중심에 세우면서 주말 밤에는 수천 명씩 몰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47년만의 영도다리 복원 역시 서민들의 추억을 자극한 사업인데 이에 대한 부산발전연구원측은 “초대형사업보다는 사람의 일상과 삶 자체를 보여주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것” 으로 진단하고 앞으로도 부산 특유의 사람 냄새가 나는 가치를 찾아 도시발전과 연계하겠다는 구상을 피력하고 있다.

대구시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 대구시 대봉동 방천시장에는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 있는데 방천시장의 동쪽 끝을 나오면 신천이 있는데 그 서쪽 면 축대를 따라 난 300m 길이의 골목에 벽을 따라 김광석을 소재로 한 벽화와 조형물이 있고 스피커에서는 故김광석의 노래가 종일 나온다.

인근 백화점에 밀려 쇠락해져 가던 방천시장은 2010년 ‘김광석’ 이라는 옷을 입으면서 3년 만에 대구를 대표하는 아이콘이 됐다고 한다. 그런데 김광석과 방천시장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1964년생인 김광석이 다섯 살까지 대구 대봉동에서 살았다는 것 뿐 이라고 하니 이런 실낱같은 인연이 방천시장을 살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경제, 2014년2월5일자 11면)

이런 타 도시 사례는 이밖에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우리 고장 대전과 충남에서도 이런 움직임은 벌써부터 시작됐고 나름 외래인을 불러 모으는 곳도 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라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돈을 쓰지 않고도 사람들의 감성과 시민의 애환을 담아내서 외래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장소와 소재는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박대통령의 관광산업 발언을 화두로 충청권의 관광산업이 문화와 더불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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