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일가족 살인한 야구스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08.03.13 19:13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끔찍한 서울 네모녀 피살사건이 야구국가 대표선수였던 이호성의 자살로 막을 내리자 국민들은 또 한번 충격과 함께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범인인 이호성은 한 때 골든글로브상을 두번이나 수상받은 화려한 경력 선수이기에 야구계도 허탈감에 휩싸였지만 그 여파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스포츠 선수들이 선망의 대상였고, 스타로서 국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그가 일가족 살해범이라는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비극은 살벌한 사회의 단면을 보여줬다. 한 때 야구 스타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으나 사업에 손댔다가 번번히 실패했다.

힘겹게 살았던 한 인간의 비극적 최후는 죄 없는 사람까지 죽음으로 몰고 가 사람을 파리 목숨처럼 여기는 인명 경시 풍조의 극단을 보여 주기도 했다. 또 사건의 뒤에는 흔히 돈과 여자가 있다고 하지만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였다. 여전히 한탕과 대박을 좇아 물불 안 가리는 사회 풍조와 흐트러지고 있는 가정 윤리의 한 단면을 연출해 씁쓸할 뿐이다.

경찰이 수사 결과 이씨가 돈 문제 때문에 네 모녀를 살해한 것으로 발표했다. 수십년 동안 운동에만 집념했던 야구선수가 은퇴 후 사회에 연착륙하기란 쉽지 않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그렇다고 연이은 사업 실패와 경제적 곤궁 때문에 네 모녀를 살해하고 암매장했다는 건 도무지 믿기 어렵다.

돈 1억7천만원 때문에 한창 자라나는 세자녀들을 비롯한 일가족 네 명을 죽였다는 상황이 놀라울 뿐이다. 물론 사업 실패가 궁지로 몰려 심리적 압박을 받았음은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이라는 점에서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회 일각의 행태가 이 사건에도 고스란히 묻쳤음을 암시해 줬다.

이번 네 모녀 살해사건에는 정확한 관계는 알 수 없으나 피해자 외에도 또 다른 여인이 등장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도 있다. 사건과는 어떤 관계인지 앞으로 더 경찰 수사로 밝혀지겠지만 최근 불륜과 가족 해체를 다루는 TV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어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가정에 대한 무책임한 형태는 개인의 자유와 선택의 문제를 떠나 사회적 비극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현실이 우리 사회 흐름의 한 추세인듯 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큰 비극이라는 사실을 깨닭아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도덕성을 다시 한번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윤리가 정립되지 않은 채 모두가 목적만을 향해 달려가려는 욕심은 도덕성을 잃을 수 있기에 제2, 제3의 이호성 사건을 만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큰 사건이 터질 때 마다 나오는 얘기지만 이번의 경우만 해도 경찰이 보다 면밀하게 수사를 진행했더라면 범인의 생포도 가능했고 귀중한 생명도 구할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보면 깊은 반성도 있어야 한다.

임명섭 주필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