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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쫓고 쫓기는 슬픈 스릴러 ‘몬스터’

사회에서 가장자리에 내몰린 인물들이 가진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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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3.09 18:47
  • 기자명 By. 충청신문

동네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복순(김고은). 정신이 약간 이상하지만 동생만은 끔찍이 사랑하는 20대 여성이다.

어느 날, 작고 가냘픈 아이 나리(안서현)가 겁에 질린 채 집으로 찾아오자 복순 자매는 갈 곳 없는 나리를 재워 주기로 한다. 그러나 선행은 불행의 씨앗이 되기도 하는 법.

나리를 쫓던 냉혹한 살인마 태수(이민기)가 나타나 복순의 동생을 살해하고, 복순은 태수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몬스터’는 부모에게 버림받고 나서 학대 속에서 살아간 태수와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읜 복순이 벌이는 쫓고 쫓기는 게임을 그렸다. 두 캐릭터를 중심으로 상황이 전개되는 캐릭터 중심의 영화다.

‘시실리 2㎞’(2004)의 각본을 쓰고 ‘오싹한 연예’(2011)를 연출한 황인호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뜬금없이 솟아오르는 무서운 장면이나 황당한 코미디, 순수한 동화 등 B급 영화적인 정서가 곳곳에 포진해있다.

인물들의 매력도 만만치 않다. 무적의 힘을 자랑하는 태수와 무언가 한 방 있을 것 같은 복순의 대결은 영화 막판까지 극적인 긴박감을 잃지 않는다.

그러나 마냥 넋 놓고 둘의 대결을 볼 수 없는 건 영화 밑바닥에 흐르는 서글픔 때문이다. 사회에서 가장자리에 내몰린 인물들이 가진 사연은 마음 한구석을 들쑤신다.

영화 끝부분에 가면 이러한 슬픔은 더욱 또렷해진다. 그래서 ‘몬스터’란 연쇄 살인마 태수라기보다는 모든 일의 원인을 제공하는 악덕 자본가 전 사장(남경읍)을 겨냥하는 듯한 인상마저 남긴다.

‘은교’로 각종 신인상을 석권했던 김고은은 소위 ‘미친년’의 연기를 제대로 보여준다. 천변만화하는 표정뿐 아니라, 감정의 진폭도 다양하다. 짧은 경력에 비하 면 놀라운 성장이 아닐 수 없다.

아쉬운 점은 폭력 수위가 다소 높다는 것. 돼지 뼈를 이용해 살인하는 장면 등 몇몇 장면에선 살점이 터지고 피가 샘솟는다.

3월13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상영시간 114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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