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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영국의 독립영화, 불안의 그늘 ‘레커스’

상처와 비밀을 깊이 간직한 채 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 컴버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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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3.23 18:38
  • 기자명 By. 충청신문

‘베니’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애칭)의 인기가 대단하긴 하다.

영국 드라마 ‘셜록’ 시리즈로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끈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출연작들이 줄을 잇는 가운데, 국내 팬들의 요청에 따라 개봉하는 ‘ 레커스’ 는 컴버배치가 3년 전 출연한 영국의 독립 영화다.

‘레커스’ 에서 그는 소시오패스를 자처하는 매력적인 천재 탐정(셜록)과는 완전히 다른, 상처와 비밀을 깊이 간직한 채 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를 처연하게 연기한다.

신혼부부 데이빗(베네딕트 컴버배치 분)과 돈(클레어 포이 분)은 데이빗의 고향인 시골 마을로 온다. 낡은 집을 꾸미고 닭을 키우며 행복한 나날을 준비하는 부부에게 평화롭기만 할 것 같던 일상은 데이빗의 동생 닉(숀 에반스 분)의 갑작스러운 등장으로 흔들리기 시작한다.

영화는 시종 불안의 그늘 안에 있다. 부유하는 불안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상당하다.

오랜만에 만난 형제의 우애는 애절하고도 오묘하다. 그들의 과거와 상처, 비밀을 닉은 드러내려 하고, 데이빗은 덮으려 한다. 그 사이에서 돈은 믿었던 데이빗의 거짓말에 상처받고 혼돈에 빠진다.

작은 시골 마을의 정취는 평온하지만, 그 안에서 서로 과거를 속속들이 아는 사람들은 의뭉스럽다. 그들 중 데이빗의 어릴 적 친구 부부까지 세 사람과 얽히며 관계는 더욱 엉켜버리고 만다.

이 영화로 장편에 데뷔한 여성 감독 D.R. 후드는 배우들에게 구체적인 설명을 배제하고 모호한 상태로 연기하도록 했고, 그 모호함에서 파생되는 불안을 섬세하게 풀어내고 감각적으로 담아낸다.

세 배우의 연기 호흡도 은근한 긴장을 이어가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사람들이 어떻게 비밀을 간직하고 숨기는지 관심이 많았다는 감독은 “사랑하는 상대에게 어떻게 비밀을 숨기고 거짓말을 유지할 수 있는지 궁금했고, 비밀이 여전히 숨겨진 채로 남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싶었다” 며 끔찍하거나 행복한 결말을 모두 삭제하고 관객들에게 여지를 남긴다.

4월 3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상영시간 85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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