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로 새누리당이 대전 등 일부 지역의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을 연기함에 따라 대전시장 출마를 선언한 노병찬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과 박성효 의원, 이재선 전 의원의 고민이 크다.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애초 지난 18일 대전무역전시관에서 대의원과 당원, 시민 등 3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전시장 후보를 선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여객선 침몰 사고의 충격으로 경선 일정을 일주일 가량 연기하는 한편 후보들에게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빨간색 점퍼도 입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각 후보 캠프에서는 실종자의 무사생환을 기원하며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지만 한편으로는 경선 연기에 따른 각종 변수에 예의주시하며 이해득실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후보들은 외부 행사 참석 등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지만, 지인들을 통해 선거인단과 접촉하는 등 물밑 선거운동은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격하는 입장의 노 전 부시장과 이 전 의원 측은 외견상으로는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박 의원을 부지런히 따라잡아야 할 상황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된 점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비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경선 선거운동이 각종 행사에 참석하며 얼굴을 알리는 ‘저인망식’ 방식이 아니라 3000여명의 선거인단을 ‘맨투맨’으로 공략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결국 노 전 부시장과 이 전 의원은 남은 일주일 동안 노출을 자제하면서 선거인단과 1대1 접촉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지지율 1위를 꾸준히 지키는 박 의원 측은 애도 분위기 속에서 혹시 있을수도 있는 역풍 가능성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하루빨리 당의 후보로 결정돼 국회의원 직을 사퇴하고 본선을 준비하려 했던 박 의원 측으로서는 경선이 연기된 데 대한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반 시민 지지율에서 압도적으로 선두를 질주하는 만큼 음지에서 진행되는 네거티브 공세를 견뎌내면서 기존 지지층 이탈을 방지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후보나 캠프 관계자 입장에서 진도 여객선 침몰에 따른 애도 분위기 속에서 선거에 대해 말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라면서도 “경선 연기가 추격하는 후보에게 유리한 것은 분명하지만, 격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선치영기자 sunab-46@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