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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세월호 침몰사고 진도 봉사약국을 다녀와서

“전국 곳곳에 있는 약사회원들이 속속 참여할 뜻을 밝히고 있어 온정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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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4.30 18:5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 규 형 대전시약사회장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도 슬피 우네요. 우리 모두가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처음 세월호 침몰사고가 났다는 언론 보도를 듣고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대한약사회에서 지난 19일 전국 1000여명이 참여하는 제37차 여약사 대회를 무기한 연기하고 세월호 침몰에 애도를 표하며 7만 회원들께 담화를 발표하면서 약사회 봉사단 설치와 진도에 봉사약국을 운영하기로 결정하였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어 18일 오전6시부터 진도 체육관과 팽목항에 봉사약국을 전라남도 약사회와 진도군 분회가 먼저 약사를 투입하고 봉사약국을 시작하였는데 규모를 헤아릴 수 없도록 엄청난 양이 하루 만에 나갔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대한약사회는 전라남도 약사회와 진도군 분회가 감당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전국 16개 시·도 지부에 인력파견과 의약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18일 오후부터 대한약사회가 시작하였고 대전약사회는 21일(월)~22일(화) 진도 봉사약국을 지원하기 위해서 저녁 7시에 저와 5명의 약사가 약사회관에 모여 진도로 출발 오후 11시경 진도실내체육관에 도착하여 체육관에 근무할 약사님을 배치하고, 팽목항에 도착하여 근무하고 계시는 약사님과 인수인계 후 팽목항 봉사약국에서 밤새 근무를 한 다음 22일 정오 12시에 경북약사회에 인수인계를 하고 체육관에서 봉사약국을 맡았던 약사님들과 함께 올라왔습니다.

팽목항에서는 세월호가 침몰한 장소는 안보이고 대략 10㎞ 정도 된다고 합니다. 대충 조명탄을 보면서 방향만 예측합니다.

봉사약국을 하면서 가장 많이 찾는 약 중의 하나가 통증을 가라앉히는 약입니다. 화병으로 가슴이 아파 진정이 안돼서 우황청심환을, 지친 체력을 가누지 못해 밥맛이 없고 의욕이 없으니 소화제를, 일교차가 심하고 숙소가 편치 않아 구조작업이 늦어지고 스트레스만 폭발하니 근육통으로 근육이완제를, 불규칙한 생활로 인한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많이 찾았습니다.

싸늘한 새벽에 2개의 온장고에 넣어둔 쌍화탕과 홍삼드링크가 한순간에 동이 나고 특히 119대원과 기자들이 세월호가 있는 근처의 섬에서 기거하면서 찾는 멀미약과 감기약 아울러 지친 몸을 거닐며 움직여야 하니 파스와 피로회복제, 그밖에 생리대 및 실핏줄이 터져 충혈제 안약, 인공눈물, 마스크, 심지어 혈압, 당뇨약도 찾습니다. 일부 챙겨 오지 못한 것은 인근 보건소로 안내하여 드릴 때는 죄송한 마음이 들었으며 또한 근무를 하면서 가정에 응급조치나 병의 예방을 위하여 청심환, 감기약, 위장약, 해열진통제, 제산제, 파스, 연고종류, 소독제, 위생용품등을 가정에서 가정상비약으로 갖추어 놓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봉사약국을 이용하시는 실종자 가족과 구조대원 자원봉사자는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3백명이상 되었고 모든 약이 무료투약으로 구조작업 종료 때까지 운영을 계속할 계획이며 전국 곳곳에 있는 약사회원들이 속속 참여할 뜻을 밝히고 있어 온정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팽목항의 새벽은 바닷가의 날씨가 좋아 바람 한 점도 없고 조용하기 그지없었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실종자 가족의 흐느낌과 울음소리가 너무나 애틋하고 안타까워 졸음이 싹 달아났습니다. 만약 내 아들, 딸들이거나 내 친척이었다면 나는 과연 비통과 찢어지는 절규를 하시는 그분들한테 어떠한 위로를 건네야 할지요! 세월호 침몰 사고 진도 봉사약국을 다녀와서 느낀 바를 올려봅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깊은 애도와 사랑하는 가족을 읽은 분들의 참담한 심정에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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