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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어린이집 체험활동·견학장소도 안전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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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5.07 17:5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묘 선 전 충남육아종합지원센터장. 보육전문가

먼저 세월호 참사에 마음을 다친 유가족, 두 손 모아 지켜보고 있는 우리나라의 모든 국민들은 애절함과 간절함만 남아 메아리친다는 것을 정부에 알리고 싶어지는 요즘이다. 오늘 원고의 내용은 비단, 세월호 참사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는 유아교육을 하고 있는 시설, 즉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과의 연계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우리들은 무분별한 견학시스템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 봐야 할 시점이며 개편할 것이 있다면 바로 실행에 옮겨야 한다.

지역사회연계라 함은 지역에 있는 여러 기관과 지역사회 구성원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유연성 있게 활동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특정구조나 집단에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시스템화 되어 때로는 교육의 목적으로 때로는 봉사의 목적으로 협력의 차원을 넘어서 이 시대를 잘 이끌어나갈 하나의 대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영유아기 때부터 이미 듀이의 실용주의 철학에 힘입어 실제로 아이들에게 경험하게 하는 교육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교육과정에서는 체험식 프로그램을 권장하고 있으며, 누리과정(3~5세 국가수준의 유아교육)에서도 체험과 놀이를 통한 교육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통합교육이라는 관점 아래 교실과 현장의 연계를 통한 ‘실천을 통한 앎’을 교육의 완성단계라고 생각하고 이에 포인트를 두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우리의 유아교육현장에서도 ‘견학’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볼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이와 같은 내용을 교육적 차원에서 본다면 매우 바람직하고 효과적이라 접근해야만 하는 필연적인 일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 모든 것이 안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는 속담처럼 안전사고 날 것이 무서워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는다면 이건 더 심각하다. 어린이집의 질 관리 상태를 수치화하여 평가하는 보육시설 평가인증의 지표항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어린이집의 최우선 가치는 얼마나 안전하게 영유아를 보육하느냐에 집중하고 있다.

무엇을 해도 안전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 보육환경은 물론, 모든 시설의 설치 및 운영에 있어 안전은 ‘두 말하면 귀 아프다.’ 이에 따라 어린이집내의 안전사고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체험활동, 즉 견학으로 이어지는 활동에 대해서는 안전사고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미비하다.

교통기관을 주제로 한 견학활동내용을 보면 지하철타기, 기차여행, 유람선타기 등 영유아의 발달에 조금 위험할 수 있는 활동들을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최근에는 안전을 위한 잉여인력이 투입돼 이전보다는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여름주제와 관련해서도 물놀이장이용과 여름캠프와 연계한 활동을 1박2일로 잡아 실시하고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얼마만큼의 정비를 하고 시설을 운영하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실제 영유아기의 발달특성을 고려하여 물속에서의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을 투입되는 대체인력으로 투입한다 해도 법정 영유아 대 교사비율을 놓고 보면 여전히 절대적으로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캠프장은 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채 설치되고 있고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 인력도 거의 없으며 일단, 아이들을 받고 보자는 식의 목숨을 담보로 영업이익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은 제2, 제3의 세월호 참사를 예견하는 것이다. 어린이집 외부의 체험활동 공간(기관), 즉 체험의 이용자가 안전한지를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활동기관을 제공하는 쪽에서 안전을 체크한다. 그런데,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한 안전사고는 원의 외부에서 일어나는 활동이다 보니 교사들은 쉽게 안전을 놓쳐버리고 원 밖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세상은 더 이상 안전한 곳이 아닌 불안한 곳이 되어 버린다. 부모들의 입장에서 보면 ‘세월호’에 아이를 맡긴 셈이다.

따라서,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국가기관은 반드시 영유아의 안전을 대상으로 하는 유아교육전문가를 통한 안전이 확보되어 있는지를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왜냐하면 다른 생애주기에 비해 영유아기의 발달적 특징이 미숙하고 유능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래 전 여름캠프 때 발생했던 씨랜드 화재사건, 오리엔테이션 중 강당붕괴사건, 최근 세월호 참사사건도 모두가 우리의 안전불감증의 현주소가 이 정도 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더 이상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일이 없도록’ 늦었다고 생각하는 지금부터라도 준비하고 시작한다면 한명의 목숨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지킬 수 있는 믿고 맡길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 어느 곳이든 문제는 있다. 대안을 찾아 문제해결을 하고 예방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국민이 원하는 나라 안전한 나라가 될 것임을 우리 모두가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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