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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 아침에] 노란 리본에 담긴 ‘국민의 뜻’ 헛되지 않기를…

“정부는 추모객들이 분향소 등에 적어놓고 간 눈물의 메시지를 모두 박스에 담아 국가기록원 혹은 추모관에 보관,역사에 남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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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5.11 17:34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임 명 섭 주 필

진도 팽목항 등에 내 걸린 노란 리본엔 돌아오지 않은 아들, 딸에게 보내는 기막힌 사연들이 담겨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이처럼 세월호 참사의 무사귀환을 희구하는 노란 리본은 사고의 현장인 진도 앞바다와 안산 단원고를 비롯 전국 곳곳에서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노란 리본의유래는 확실치 않으나 ‘무사 귀환’을 상징하는 내용으로 알려지고 있다. 4세기 무렵 유럽에서 만들어 '그녀는 노란 리본을 달고 있었다'란 노래에서 처음 유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노래는 사랑하는 연인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에 노란 리본을 달고 있는 여성의 애틋한 사연이 담겨 있다.

이후 이 노래는 신대륙으로 이주한 유럽 청교도들을 통해 미국까지 옮겨졌다. 또 출소를 앞둔 한 죄수가 아내에게 편지를 썼다. 아내의 얼굴을 마주할 용기가 없던 그는 자신을 용서한다면 집앞의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아 달라고 부탁했다. 마음으로 남편을 기다려왔던 아내는 동네 참나무에 노란 리본을 주렁주렁 달아 놓았다. 출소 후 이를 본 남편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같은 감동적인 이야기는 미국 전역에 번졌고 그 때 마다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노란 리본 캠페인이 확산된 것이다. 노란 리본은 그 후에도 걸프전과 이라크전 등 전쟁터로 떠난 군인들과 사랑하는 가족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바라는 상징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세월호 실종자의 생환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우리나라에서도 노란 리본으로 물결을 이뤘다. 그런 애절한 마음이 진도 앞바다를 비롯해 전국 각곳에서 기적이 일어나 주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이 땅의 못난 어른들의 잘못을 꾸짖어 줄 것을 기원했다.

어느 사고보다 이번처럼 어이없고 억울한 죽음에 온 국민의 마음은 아팠다. 때문에 시간이 지나감에도 유족은 물론 많은 국민들은 '울컥증'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프고 미안하고 부끄럽고 화가 나는 감정의 기복도 여전했다. 우리 국민이면 누구나 그런 마음일 것이다.

참담함과 비통함이 무겁게 가라앉은 사회 분위기도 그때문이다. 누구를 만나든 대화의 시작은 세월호참사의 이야기다. 이처럼 애도의 물결이 전국에 흘러넘치고 어린 목숨을 내팽개친 파렴치한 어른들을 생각하면 치가 떨릴 뿐이다. 통곡과 분노는 가라 앉지 않고 울컥거릴 뿐이다.

무능과 부패에 찌든 권력과 체제는 무엇으로 지탱되는가. 아이들은 훗날 이 시대 어른들을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고 평가할까? 대재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정부에도 혀를 찬다. 이러고도 국가라 할 수 있냐고 되묻는다. 부끄러워 할줄 알아야 한다.

대형 참사 때 마다 정부가 보여준 무능과 무책임과 무기력으로 숱한 생명들을 떠나 보내고도 나아지지 않은 안전 수준, 그런 것들이 그대로 뭉쳐져 이번의 세월호 침몰 참사로 이어져 우리를 경악케 했다. 부끄러워하고 반성도 하며 다시는 유사한 일이 일어나지 않겠노라고 다짐하고 다짐해야 할줄 안다.

슬픔과 고통이 뼈에 사무치고 분노가 치민다. 침몰하는 배에 아이들을 남겨둔 채 허겁지겁 속옷 차림으로 탈출한 선장은 바로 우리 사회 어른이다. 어찌 할까. 울컥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분노의 촛불도 꺼지지 않을 기세다. 국민 가슴에 난 상처에서 새살이 돋고 모두가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박 대통령은 "책임자의 처벌과 범 정부 차원의 안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도 했다. 어른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책임과 부끄러움의 무게가 가벼워졌으면 한다. 세월호 희생자들이 남기고 간 무언의 유훈을 잊어선 안 된다. 그들이 육신을 바쳐 미래에 닥칠 국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일깨워 줬다.

이렇게 비참하게 떠난 숭고한 전령(傳令)들을 추모하는데 인색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추모객들이 분향소 등에 적어놓고 간 눈물의 메시지를 모두 박스에 담아 국가기록원 혹은 추모관에 보관,역사에 남기기로 했다. 영원히 잊지 못할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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