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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관피아’가 아닌 ‘관바이쳐’로 명예회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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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5.11 17:38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하 헌 선 대전시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계절의 여왕이다. 그리고 가정의 달이다.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석가탄신일, 근로자의 날, 입양의 날까지 유난히 기념일이 많다.

소중하고 고마우며 엄청 감사해야 할 사람이지만 평소 너무 가깝게 있었기에 그 고마움과 소중함에 소홀했다면 이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감사함을 표현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라는 목적일 것이다.

화사한 봄볕아래 축복으로 가득해야할 5월이 금년엔 답답함과 먹먹함으로 멘붕상태에 빠져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는 외형적으로 화려한 경제부흥을 일구어 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청렴결백의 전통적인 도덕적 가치관이 많이 붕괴되었다.

온갖 엽기적인 범죄와 인명경시, 황금만능, 안전 불감증 등 비정상적인 가치관이 정상인 듯 버젓이 자리 잡으며 현재 우리사회는 비정상적인 탐욕적 사리사욕의 늪에 허우적대고 있다.

지난 4월 16일에 전남 진도 부근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는 재난이 발생했다. 어이없는 초기 대처미흡으로 476명의 탑승객 중 172명만 구조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침몰한 세월호와 관련해서는 올바른 가치관 그러니까 보통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지식에 속하는 상식적으로 볼 때 처음부터 정상적인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탓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책임전가에 급급한 모양새 또한 비정상의 일부분이었다.

비정상적인 경제논리로 일본에서 건조되어 20년이나 운항했던 노후선박을 고철 값에 수입하여 외형만 호화스럽게 리모델링하며 호화여객선으로 둔갑시키는 과정에서 탐욕에 눈이 먼 해운회사는 안전을 무시하며 대규모 구조 변경을 했다.

1993년 10월 서해 페리호 침몰사고나 1995년 6월 15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도 사리사욕과 탐욕으로 이미 예견된 사고였으며 그때마다 우리는 엉뚱한데서 해법을 찾았다.

안전사고 예방대책, 새로운 매뉴얼 등 획기적인 새로운 안전시스템을 개발한다며 T/F팀을 구성하기도 하고 연구용역을 주기도 하며 야단법석을 떠는데 그것은 필시 ‘사상누각’ 모래위에 집을 짓는 엉뚱한 처방이었다.

근본적인 치유인 기본에 충실하기와 정직과 청렴의 도덕성을 기반으로 한 가치관의 변화가 없었기에 그 어떤 대책도 효과는 전혀 없었고 올바른 가치관이 아닌 부패한 가치관으로는 다음 참사는 예견되고 있음이 또다시 입증되었다.

세월호 뉴스 특보의 서두가 ‘관피아’다. 관료 마피아의 약자로 퇴직한 공직자가 현직에 있을 때 관련이 있었던 기업이나 공사의 사장, 감사, 이사 등 낙하산으로 재취업하여 온갖 적절치 못한 부패와 비리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마피아 행세를 한다는데서 붙여진 이름일 것이다.

관피아 노릇을 하고 있는 퇴직공무원은 하위직에서는 거의 없고 고위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도 되고 있다. 이들이 젊은 나이에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정부의 주요부처에 발령을 받아 고위직으로 퇴직하기 전까지 현직에 있을 땐 어떤 생각과 자세로 근무하였을까? 청렴하였을까? 결백하였을까? 아니면 사리사욕의 탐욕으로 가득한 탐관오리 즉 부패한 공직자였을까? 정부의 각 부처 공히 틈만 나면 청렴이니 부패방지니 떠들어 댄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은 법이다.

그래 중앙정부의 청렴온도가 얼마나 높은가? 되묻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금년 초에 대통령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천명했다. 가장 시급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극히 일부겠지만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사리사욕에 가득한 비정상적인 가치관의 정상화일 것이다.

가치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 직만 그만두면 되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부패 고리는 끊어지지 않고 악순환 되고 있는 것이다. 좀더 강한 처방이 필요하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비리와 부패의 적발 시 엄격한 징계는 물론 전 재산 몰수와 같은 일벌백계의 원칙을 적용한다면 우리사회에 만연한 한탕주의와 같은 비정상은 어렵지 않게 해결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대통령은 “이번 희생이 헛되지 않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모든 국가정책과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가정책과 시스템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일부 중요한 요직에 있는 관료들의 탐욕과 사리사욕에 눈이 먼 돈만 왕창 벌면 된다는 비정상적인 가치관부터 바꾸어져야 한다.

아무리 좋은 국가정책, 시스템, 훌륭한 매뉴얼과 철저한 안전교육도 부패한 탐욕의 가치관을 재정립하지 않는 한 그 빛을 발휘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 많은 돈, 건강, 좋은 인간관계, 높은 명예, 강한 권력, 많은 지식 등을 추구하며 갈망하는 것은 그것들이 곧 성공이요, 행복이라고 판단하는 가치관 때문이다.

그러나 봉사, 나눔, 배려와 같은 바른 도덕적 가치관을 기본으로 하지 않은 많은 돈과 명예는 곧 탐욕으로, 건강은 욕망으로, 인간관계는 애착이나 원망으로, 권력은 갈등으로, 지식은 속박으로 발전하며 불행의 늪으로 빠져든다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가치관으로의 가치관 형성은 언제든지 개인에게는 패가망신의 불행과 사회적으로는 세월호와 같은 커다란 참화를 언제든지 불러 올 수 있음을 명심하며 이번 참화를 계기로 온 국민이 비정상적인 경제논리에서 벗어나 올바른 가치관이 정립되어 탐욕의 ‘관피아’가 아닌 봉사와 나눔의 ‘관바이쳐’로 거듭나 공직자 명예회복의 기회를 꼭 만들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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