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문화속으로] 사람을 키우는 사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입력 : 2014.06.12 17:4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등 모 대전시기독교연합회장. 영락교회 담임목사

지난 주에 6.4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우리나라는 참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를 우리나라처럼 안전하고 자유롭게 치를 수 있는 나라도 썩 많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역사가 길지 않는 우리나라이기에 여전히 미숙한 선거문화가 없진 않지만 성공적으로 치러진 지방자치단체 선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선거 이후의 국민의식이라고 본다. 내가 선택한 인물, 혹은 내가 지지한 정당이 당선이 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그때 온 힘을 다해 당선된 분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그리고 당선된 분은 최대한 분열된 민심을 끌어안고 신뢰를 주고, 공감을 주는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

김원태 목사는 '청년아, 영적 부흥을 꿈꾸라'는 책에서 난데없이 마가복음을 바나바가 기록했다고 했다. 아니 마가가 기록해서 마가복음인데 왜, 마가복음을 바나바가 썼다고 말하는 걸까? 마가는 바울과 전도여행을 하다가 중간에 슬그머니 빠져버렸다.

그래서 바울은 다음 전도여행 때는 마가를 제외했고, 그때 성품 좋은 바나바가 “젊을 때 실수로 한 번 그런 것을 용서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올곧은 성격의 바울에게 먹혀들지 않았다.

그래서 바울과 바나바도 갈라서게 된다. 결국 바울은 실라와 함께, 바나바는 마가와 함께 전도여행을 계속한다. 실패한 마가를 세워주고 믿어준 바나바 때문에 마가복음이 존재하게 되었다. 즉 마가복음은 마가가 기록했지만, 그것은 바나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나바를 마가복음의 저자라고 본다는 것이다.

바나바는 오케스트라의 주인공이 아닌 제2바이올린으로 만족한 사람이다. 그는 바울이 잘되는 것을 질투하지 않은, 마음이 큰 사람이었다. 우리도 바나바와 같은 마음으로 다른 사람이 잘되는 것을 기뻐하고, 세워주는 조력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당선되어 나라를 이끌고, 지역을 이끄는 핵심인물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모임이나 그룹에서든지 그 조직이 잘 움직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후보들이 있기 때문이다.

잘되는 사람을 인정해 주고, 박수쳐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도 주연이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조연이나 엑스트라가 중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제자훈련으로 유명한 ‘국제제자훈련원’에서 발행하는 리더십 편지에는 후보를 키워야 할 이유를 다음 4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오늘의 후보가 내일의 핵심 인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랜 후보의 시절을 거쳐서 주전이 되고, 핵심 인물이 된다. 이것은 아주 기본적인 진리이다.

둘째, 좋은 후보는 주전의 분발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그러나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될 자가 많으니라”(마19:30)고 말씀한다. 좋은 후보를 갖고 있는 팀의 주전은 결코 자신을 계발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언제고 자신의 자리가 후보에게 빼앗길 수 있다는 경계심 때문이다.

셋째, 주전의 공백을 후보가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조직은 주전의 공백상태를 예상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때를 대비해야 한다. 바로 그렇게 주전의 공백을 메워주는 것이 후보의 역할이다.

핵심 인물을 대치할만한 후보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그 조직의 피해는 막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강력한 후보들이 있으면 리더에게 많은 선택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준비된 후보들이 있으면 리더는 능력 있는 후보를 통해 새로운 사역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될수록 리더의 영향력은 더 커지게 된다.

나는 목회는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목회에서 성공의 여부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남겼는가로 판가름난다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민족을 사랑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한결 같이 인재를 양성하고 사람을 키웠다. 정치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어느 조직이고 핵심 인물 한 사람에 의해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조직은 없다. 핵심 인물은 강력한 주전과 함께 있을 때 능력이 배가되고, 강력한 주전은 준비된 후보에 의해서 만들어 진다. 그렇다면 우리 나라, 우리 지역의 핵심 인물, 주전, 후보는 누구인가? 당선자, 낙선자, 지지받은 정당, 그렇지 못한 정당, 모든 국민과 지역민이 그 당사자이다. 즉, 모두가 함께 뛰는 선수이다.

어느 시대나 영향력이 큰 스타와 영웅은 필요하다. 제대로 된 리더 한 사람은 수많은 사람을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스타 정치인을 원한다. 하지만 영웅은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키워주고 인정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스타는 빛나지만, 그를 키우는 사람은 빛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스타를 키우는 사회가 건강하고 희망이 있다.

당선된 분들이 자신이 품은 원대한 꿈을 나라와 지역을 위해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도와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또한 낙선한 분들이 다음 선거의 후보자이자 현재의 협력자로 나라와 지역을 위해 힘쓸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오늘의 승리가 영원하지도 않고, 오늘의 패배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이 지역과 사회가 건강하고 행복한 곳이 되도록 협력하는 마음은 영원해야 한다. 내가 주전이라면 후보를 키우고 후보도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하도록 하자. 내가 후보라면 적극적으로 주전이 빛나도록 돕자. 그런 사회가 희망이 있고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충청신문기사 더보기

하단영역

매체정보

  • 대전광역시 중구 동서대로 1337(용두동, 서현빌딩 7층)
  • 대표전화 : 042) 252-0100
  • 팩스 : 042) 533-7473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황천규
  • 법인명 : 충청신문
  • 제호 : 충청신문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6
  • 등록일 : 2005-08-23
  • 발행·편집인 : 이경주
  • 사장 : 김충헌
  • 「열린보도원칙」충청신문은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 노경래 (042-255-2580 / nogol69@dailycc.net)
  • Copyright © 2024 충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ilycc@dailycc.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