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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새 교육감은 교육현장 직시해야

“학생들 입시지옥 스트레스, 예·체능과목 중요시 해야, 창의성 없는 교육 죽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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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7.03 17:26
  • 기자명 By. 김형중 기자
▲ 김 형 중 편집국 부국장

최근 명예퇴직(이하 명퇴) 신청이 받아들여져 ‘명퇴’를 한 중등교사 친척이 있다.

50대초인 친척의 명퇴 이유가 실로 놀라웠다. 그 들이 들려주는 현장의 이야기는 실로 섬뜩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공교육 현장에는 교사들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다 못해 찾아볼 수가 없단다.

잘못된 매듭을 어디서부터 풀어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예를 들자면, 수업 중 한 학생이 갑자기 바로 앞의 학생을 이유 없이 구타해 이를 나무라고 타일렀지만 교사를 무시하듯 또 다시 구타를 했단다.

교사가 가해 학생에게 벌을 주려고 하자 이 학생이 똑바로 쳐다보면서 덤볐고, 다른 학생들은 휴대폰을 들고 교사 행동을 담고 있었단다.

마음으로는 벌을 가해서라도 잘못을 바로잡고 싶었지만 결국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사춘기가 중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넘어가고 있는 등 아이들의 현장의 모습은 너무나 심각했다. “현장을 모르는 고위교육자들이 언론에 나와 대책을 논의 하는 것을 보면 가슴에서 천불이 난다”고 그는 푸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공교육붕괴와 학교 폭력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미 위험수위를 넘은지 오래고 당국의 대책은 허공만 떠돌고 있다.

이 와중에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끼고 살고 있으며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까지도 서슴치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놀면서도 '열공'을 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가정해체, 개인주의가 만연하면서 이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줄 도움의 손길도 갈수록 뜸해지고 있다.

신나게 뛰어놀아야 하는 학교 체육 시간도 입시위주 교육에 밀려나 ‘공부하는’ 멀티 기계로 대체되고 있다. 기계세상이 된 우리의 학교는 기계들의 각축장이다.

다수의 공부하는 기계와 소수의 운동하는 기계들의 집합소다. 부모와 나라가 앞장서서 기계들을 양산했다. 이른바 ‘엄친아’를 만들었고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그런 아이들을 만들었다.

우리 모두가 공범이다. 청소년은 미래의 자산이다. 기계가 되는 훈련만 받은 젊은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창의력이 결여된 기계 노릇밖에 못한다. 획일적인 가치관의 신봉자들이 주도하는 세상의 모습이다.

기계세상의 가장 큰 비극은 오로지 최상의 기계만이, 한순간만 빛을 발한다는 사실이다. 성능이 떨어진 기계는 즉시 도태된다. 이것이 현실이며 우리가 슬기롭게 헤쳐나가야할 길이다.

대안을 찾자는 자성의 소리가 높다. 한 가지 방법으로 학교폭력 자살문제를 학교체육 등 예체능의 활성화로 풀자는 이야기가 대두되고 있다. 대학입시제도를 바꿔서라도 말이다.

한때 1990년대 초반까지는 학교 체력장이 실시돼 학생들의 기초체력이 입시에 10%정도(200점만점에 20점) 반영됐다.

하지만 무리하게 뛰다 학생이 사망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고, 대부분의 수험생이 만점을 받는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대입은 1994년, 고입은 1997년에 각각 체력장이 폐지됐다. 현재는 체력 측정이 성적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체육시간이 줄어 학생들의 체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작금의 현실은 교육과정 기본법에 따라 학생들이 뛰어놀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체육수업은 학교마다 시수의 편법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같은 예체능인 음악·미술 역시 체육과 비슷한 사정이다.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입김도 예체능과목의 활성화를 저지시키고 있다. 그러나 체육학과 교수들은 “체육은 팀원끼리 협력해야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 체력, 문제해결력을 길러주며 아이들끼리 움직이고 부딪치는 과정에서 타인을 이해하고 사회성을 기를 수 있다” 며 체육과목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마침내 민선 6기 지방자치단체가 출범했다. 온 나라가 세월호의 슬픔 속에서 정당 간 정책공약 경쟁도 없이 치러진 선거를 거쳐 출범하는 지방정부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장을 제1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다른 공약은 쟁점조차 되지 못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각 당이 어떤 정책을 발표했는지를 하나라도 기억하는 국민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대전,세종,충남,충북의 교육감도 같이 출범했다.

이들은 모두 빛 좋은 공약을 내세웠다. 교육감들이 지금 우리 청소년들의 절규와 공교육의 현실을 직시했으면 좋겠다.

뇌과학적으로 볼 때 지금 청소년의 뇌는 30년 후 한국 사회의 미래상이다. 청소년들에게 스포츠와 예술, 품성·공감 교육을 대폭 확대하지 않으면, 향후 우리나라는 공격성이 난무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창의성이 없는 교육은 죽은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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