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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물은 배를 띄우지만 배를 뒤집어엎기도 한다

“백성은 임금을 받들지만 또한 임금을 해칠 수도 있음을 비유해 민심(民心)은 나라 존망을 좌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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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7.17 18:19
  • 기자명 By. 이강부 기자

물은 배를 띄우지만 배를 뒤집어엎기도 한다는 뜻으로 백성은 임금을 받들지만 또한 임금을 해칠 수도 있음을 비유해 민심(民心)은 나라의 존망을 좌우할 수 있다는 재주복주(載舟覆舟)는 순자(荀子), 공자가어(孔子家語)에서 볼 수 있다.

순자(荀子)는 중국 주(周) 나라 때의 유학자 순자(荀子)의 사상(思想)을 집록한 책인데 문헌학적(文獻學的)으로는 편(篇)의 순서에 따라 수신파 전승(修身派傳承)이 6편, 치국파(治國派) 9편, 이론파(理論派) 6편, 나머지는 순자 문인들의 잡록(雜錄)으로 유별할 수 있으며 내용적으로는 권학(勸學), 예론(禮論), 성악론(性惡論)이 중심을 이룬다.

공자(孔子) 이후 맹자(孟子)에 의해 정비된 유교는 내면적 주관적인 입장만이 강화됐으므로 순자는 이에 반대해 공자의 예(禮)의 사상을 내세워 제자백가(諸子百家)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객관적 입장에서 유교를 재정비했다.

먼저 공자나 맹자에서 도덕의 기초를 이루는 것으로 생각돼 온 천(天)의 권위를 부정하고 하늘은 인간의 도덕적 활동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자연의 천공(天空)에 불과한 것이라 하여 하늘과 사람과의 분리를 선언했다.

그것은 자연으로부터의 인간의 독립선언으로서는 귀중한 뜻을 지녔으나 유교의 전체적 역사에서 볼 때는 이단적이었다.

순자(荀子)의 인간 중심의 사상은 ‘왕제(王制) 편’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임금은 배이며 백성은 물로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또한 물은 배를 엎어버리기도 한다(君者 舟也 庶人者 水也 水則載舟 水則覆舟 此之謂也)라고 했으며 '애공(哀公)편'에서는 임금이 이로써 위태로움을 미리 생각한다면 장차의 위태로움은 발생하지 않을 것(君者 舟也 庶人者 水也 水則載舟 水則覆舟 君以此思危 則危將焉而不至矣)이라 했다.

후일 장형(張衡)은 동경부(東京賦)에서 대저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또한 배를 엎어버리기도 하느니(水所以能載舟亦所以覆舟)라 읊었으며 공자가어(孔子家語) 오의해(五儀解)편에도 대저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로 물은 배를 띄우는 것이지만 또한 엎어버리기도 해 임금이 이로써 어려운 때를 생각한다면 곧 위태로움은 미리 알 수 있는 것(夫君者 舟也 庶人者 水也 水所以載舟 亦所以覆舟 君以此思危 則危可知矣)이라고 인용됐다.

백성의 환호와 갈채를 한 몸에 받던 위정자일지라도 처음의 뜻을 잊어버리고 자신이 옳다는 독선과 자만에 빠져 백성의 요구를 묵살하면 백성으로부터 외면당하고 권좌에서 쫓겨나게 된다는 것은 고금을 관통하는 보편의 상식이다.

민심(民心)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배층이 어찌 그 권위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

민심(民心)을 떠나서 무슨 일을 제대로 해 낼 수 있겠는가?

민심(民心)은 임금이라도 권좌에서 내려오게 할 수 있는데 하물며 지방자치단체의 장이야 두말 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혹자는 자치단체의 장으로 선출돼 한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형제들의 사업을 도와 부를 축적했다 할 것인가?

아님 자신이 잡은 권력에 빌붙어 아첨하며 알아서 기는(?) 속물들에게 사업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직권을 오남용 했다는 혹평에 과연 무슨 변명으로 일관할지 의구심마저 든다.

그 동안 군림하며 거지근성으로 있을 때(권력을 잡았을 때)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긁어모으던 자세에서 이제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낮은 자세로 시민을 섬기고 진정한 시민의 안위를 생각하며 좌우로 치우치지 않아 공평하고 민심을 두려워하며 시대가 요구하는 목민관 어디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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