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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애 미숙아, 작은애 기형…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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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7.21 19:07
  • 기자명 By. 임재권 기자

-집안에 유전도 없는데 환경 때문인지 고압 철탑 때문인지 이유 모르겠으나 손녀 두명 미숙아와 기형으로 태어나. ‘용두사미’ 탈피해야 도민이 편하다

“큰 손녀는 미숙아로, 막내 손녀는 기형으로…원인 뭔가?”

발가락이 붙은 채 태어난 손녀를 보면 기가 막힌다며 울먹이는 김종호 씨. 김 씨는 손녀 2명 중 큰애는 미숙아로 작은애는 기형으로 태어났다.

지난 15일 덕산에서 ‘충남 화력발전소 및 제철소 주변 주민피해와 대책 토론회’가 있었다. 이자리에서 김 씨는 보령화력발전소에서 2㎞ 떨어진 주교면 고정리에 집 한가운데로 고압송전탑이 지나는 집에서 조상대대로 살아왔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집안에 유전도 없는데 환경 때문인지 고압 철탑 때문인지 이유를 모르겠으나 손녀 두명이 미숙아와 기형으로 태어났다는 것.

이날 토론회는 충남도내 4개 화력발전소와 당진제철 철강단지 및 서산 석유화학단지 등의 환영오염인자에 따른 대책마련을 위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큰애는 미숙아로 작은애는 기형으로 태어났다는 김 씨의 기막힌 사연이 공개된 것이다.

전국 최대의 화력발전소와 송전탑이 산재한 충남지역에 각종 대기오염 물질과 전자파로 인한 환경오염 폐해는 실로 심각하다. 그럼에도 피해구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김 씨는 화력발전 가동을 중단하라는 것도 아니고 분진과 가스 냄새를 줄여 달라고 민원을 내면 오히려 발전소 직원들이 협박하고 회유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여년에 걸쳐 문제를 제기하면 직원들은 “노력 중이다”, “연구 중이다”, “실험 중이다” 등등의 말로 얼버무리면 끝이란다.

담당자와 민원에 대한 대화가 이어지면 담당직원을 인사 이동시켜 새로 온 직원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악습만 되풀이된다는 주장이다.

이날 토론회는 주변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주민건강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발전소의 경우 수은, 비소 중독을 일으키고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을 유발시킨다.

조사지역 전체에서 93명(19.2%)이 소변 내 비소가 노출기준(400ug/L)을 초과했다.

조사대상자 중 9명에서는 기준치를 넘어서는 수은이 검출됐으며 대부분의 주민들이 상당한 수준의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간이정신진단검사에서도 부정적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다만 건강위험 지표들이 주변 환경오염인자 때문인지 여부는 단정하지 못했다.

단면조사로 환경 요인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주민건강조사는 충남도의 의뢰에 의한 것으로 화력발전소 및 산업단지 주변 주민건강조사는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충남도내 화력발전소, 석유화학단지, 제철 제강단지 인근 주민들에 대해 환경오염인자로 인한 건강영향 파악 및 대책마련을 위한 것이었다.

단국대환경보건센터에서 도내 4개 화력발전소(당진 66명, 태안 70명, 보령 94명, 서천 55명)와 서산 석유화학단지(82명) 및 당진제철철강단지(115명) 주변지역 주민 482명을 대상으로 주민건강조사를 벌였다.

조사기간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 말까지로 설문조사 및 건강검진을 통한 생체시료분석 등의 방법으로 진행됐다.

조사대상자 중 9명에서는 기준치를 넘어서는 수은이 검출됐으며 대부분의 주민들이 상당한 수준의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의 연구사례를 살펴보면 이미 환경오염물질이 건강 및 질병과 관련돼 있다는 것이 밝혀져 있을 뿐이다.

지난 2007년 6월 태안군청 상황실에서 보령시를 비롯 태안, 당진, 서천 등 4개 지역 시장 군수와 담당 과장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 화력발전소 소재 시·군 행정교류협의회 창립총회를 개최한바 있다. 그러나 시작만 요란했을 뿐 유명무실해 진지 이미 오래다.

김 씨는 저기압으로 안개가 끼거나 눈비가 오는 날엔 화력발전소에서 분진과 탄가스 냄새로 두통과 기침이 심하단다. 심한 경우 두통과 구토로 밤잠을 못 이룬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마을 주민들이 간암, 폐암, 위암 등으로 고통 받고 있는데 그 원인조차 모른다.

바다에는 화력발전소에서 품어내는 온배수로 해초가 사라졌단다.

따라서 오염물질과 주민건강과의 연관성 규명을 위한 역학조사가 시급하다.

충남도가 2차 조사를 계획중인데 이보다는 전면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피해주민들의 바램이다.

주변주민건강이 위험에 처해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제한적인 조사로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오염물질과 주민건강과의 연관성을 규명할 역학조사가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 환경영향평가기구에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및 지방자치단체 등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영향평가법 개정 또한 선행돼야 할 과제다.

화력발전세 또한 발전소 주변 주민지원 및 환경개선사업에 우선적으로 쓰여야 마땅하다.

시작은 요란한데 끝은 알 수없는 용두사미식 행정을 탈피해야 충청도민이 편안해진다는게 중론이다.

임재권기자 imtens@dailyc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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