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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휴가는 누구에게나 기다려지는 선물

- 유아교육기관의 방학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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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7.30 18:5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묘 선 보육전문가·(전)충청남도육아종합지원센터장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불볕더위가 한창인 여름의 한가운데 서있다. 휴가철이다.

직장인들은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 휴가를 계획한다.

계획들은 그야말로 다양하여 홀로여행부터 자녀와 함께 보내기, 부부가 함께 휴가 맞추기, 방에서 시원한 여름즐기기 등 각자의 생활문화와 방식에 맞춰 기다리던 휴가를 준비한다.

그러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처럼 어린자녀를 두고 있는 가정의 부모라면 이와 같은 휴가철이 마냥 기다려지지만은 않는다.

휴가기간 동안 쉬기를 원하는 부모들은 다시 아이들과 육아전쟁을 치루어야 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모들의 휴가기간이 몰려있는 7월 4주부터 8월 2주까지는 유아교육기관에서도 대부분 방학을 하고 있어 부모와 자녀가 함께 휴가를 보내는 것이 어려움 없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대부분 이와 같은 일이 2~3주간 진행되다보니, 이 기간이 되면 전국대부분의 어린이집에서는 방학기간 동안 어린이집 이용 수요조사를 하며 여름을 대비한다.

이 과정에서 부모와 교사의 협조가 잘 이루어져 문제없이 원활히 지나가기도 하지만, 부모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어린이집의 방침을 따라 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로 인해 관리감독을 하는 기관에서는 빗발치는 민원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휴가철이 시작되기에 앞서 방학기간동안 민원발생을 차단하기 위한 형식적이기는 하지만 적극적인 문제없는 여름철 나기를 미리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어린이집의 방학동안 보육교사도 대부분 휴가를 가고 있다. 기간은 정해져 있고, 365일 보육서비스를 해야 하는 어린이집은 문을 닫을 수 없고, 시설이용하는 영유아들에게 개방해야 한다. 이처럼 기간은 정해져 있고 휴가를 다녀올 사람도 정해져 있다보니 교사가 많은 시설에서는 휴가기간의 조정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고 원장들은 말하고 있다.

유치원의 경우는 조금 더 심하다. 보건복지부의 권역에 있는 어린이집과는 다르게 유치원은 주무부처가 교육부이다 보니 방학을 실시함에 있어 좀 더 자유롭다. 따라서 부모들의 불편함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맞벌이 현황을 살펴보더라도 점점 맞벌이가 늘어가고 있는 추세인데, 여전히 방학기간에 대한 유치원의 대책은 미비하다고 볼 수 있다.

2005년부터 유치원도 종일제프로그램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부모의 수요에 따라 운영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회변화의 속도에 유아교육기관의 변화는 다소 늦은감이 있다. 부모들은 방학기간동안 어린자녀의 돌봄을 위해 학원을 보내던가, 할머니 할아버지께 부탁을 하는 방법 등을 총 동원해 방학전쟁을 치러낸다.

어찌보면 사교육을 더 활성화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방학기간 동안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들을 계획하고 실천하며 방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초등학교 이전의 어린 영유아들에게는 선택권을 갖고 활동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학원가에서는 방학을 이용한 특강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현상은 방학으로 인한 긍정적인면 뒤에 따라오는 부정적인 현상일 것이다. 방학을 하는 것은 좋지만 부모의 현실도 반영할 수 있는 대안이 따로 마련되어야 한다. 오히려 방학을 통해 부모가 더 힘들어지고 휴가를 힘들게 보내야 한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휴가이며 방학이란 것인가?

사실 어린이집과 유치원등 영유아를 담당하는 기관의 방학에 대한 논란이 있어온 것은 벌써 오래전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는 영유아기의 특성을 반영하여 일년 중 특정한 시기를 이용하여 방학을 할 것이 아니라, 기존의 패러다임을 깨고 자유롭게 선택하여 휴가를 다녀 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영유아기의 자녀를 돌보는 일은 국가가 나서서 해야 하는 필수적인 일이므로 부모들이 다니는 회사 등 기업에서도 가급적 휴가를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분위기와 문화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또한 정부에서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근무하는 교사의 휴가도 연중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여 어린 영유아와 생활하는데 있어 보다 에너지 넘치고 열정적인 교사로 생활 할 수 있는 기본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사회는 그동안 많은 것들을 결정함에 있어 수요자 중심으로만 생각해 오고 있다. 이 같은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입장에서도 보다 즐겁게 일 할 수 있게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종국에는 다시 수요자의 서비스 질 향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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