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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광복절'보다 '승전 기념일'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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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8.07 18:46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유 병 우 (주)씨엔유건축사사무소 대표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 기어이 보시려던 어른님 벗님 어찌하리. 이날은 사십년 뜨거운 피 엉긴 자취니, 길이길이 지키세, 길이길이 지키세. -우리가 매년 8월 15일이 되면 불러왔던 노래를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생각해본다.

이 노래의 가사는 3·1절 노래와 함께 위당(爲堂) 정인보(鄭寅普; 1893-1950) 선생이 지으신 가사로 당시 우리 민족의 심정이 정말로 절절이 잘 드러나 있다. 매년 광복절마다 이 노래를 부르며 지내온 지가 벌써 69번째나 되었나 싶다.

그런데 최근에 우리 주변 국가들과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 가깝고도 아주 먼 이웃나라인 일본은 갈수록 더 멀어져 가고, 한국동란 때 북한군을 도와 침공했던 중국과 가까워진 느낌이 들고, 최근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은 심하게 우경화에 치달아 도가 지나친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겠다는 전제로 금지선을 넘은 일자위대가 미군 폭격기 지원훈련을 하고 있으며, 1980년 이후 채택한 자위권 행사가 이제는 헌법해석 변경으로 치닫고, 소위 평화헌법을 개헌하려고 한다. 그리고 자의적인 해설로 자위대의 해외파병도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우리는 일본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것은 ‘근세기의 35년간 강점’ 과 ‘매년 되풀이되는 엉뚱한 독도 영유권 주장’, 그리고 잘나가던 경제대국에 고베지진과 후쿠시마의 해일에 따른 핵발전소의 피해 등으로 우리보다 잘 살지만 요즘 몸과 마음이 움츠려 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제의 침략과 태평양 전쟁의 참상을 되씹어보면 말로서는 표현하기가 힘이 든다. 거기다 한일협정을 통하여 본다면 조금 서두른 탓인지 강제동원이 확실한 위안부문제와 우리나라 문화재 환수 문제만 나오면 과거사엔 잘못이 없다는 뻔뻔한 표정을 짓기에 아직도 해결 못하고 있다.

그리고 나선 전범을 모아 놓은 신사를 참배하는 당당한 모습을 보면 생각이 모자란 사람 같기도 하다. 또한 우리나라의 많은 국민이 내일이 아닌 과거사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로 인하여 일제의 침략으로 큰 고초를 겪은 우리 국민에게 일본 아베정부는 사과와 보상 문제는 제쳐놓고 역사교과서를 왜곡하여 자신들이 저지른 침략과 태평양전쟁을 미화하고 있다하니 기가 막힌다.

더욱이 이웃을 잘못 만났다는 생각이 넉넉하던 대일감정이 세대가 바뀌면서 조금은 감소되었다. 지금까지 유태인 학대를 사과하는 독일 정부 관료들의 모습을 볼 땐, 솔직히 마음이 착잡하다.

같은 잘못을 저지른 독일의 태도와 너무 판이 다른 우리의 이웃은 이제 고개를 숙이고 참회하면서 살아갈 날만 남은 줄 알았는데, 아직도 그들은 역사왜곡을 즐기는 듯싶다.

흔히 독일은 독일이고, 일본은 일본인데 그러하지 못한 근성을 지닌 일본인들을 제어할 능력이 미치지 못하면 이해하자는 이야기하면서, 우리 스스로가 힘을 키우자고 다짐한다.

그런데 이 또한 기성세대들의 이야기 일뿐, 신세대들은 어려서 극일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우리의 국사를 잘 가르쳐 주지 않았기에 이렇듯 치밀한 감정은 없는 것 같다.

일본의 원폭투하 지점에 꾸며놓은 평화공원에 가보면 남의 나라를 침범한 가해자인 일본이 원폭피해자임을 강조하여, 마치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들 인양 치장해놓고 있다. 전쟁을 일으킨 대가로 원폭이 투하되어 많은 피해를 입었으니, 앞으로는 전쟁을 안 일으켜야 한다는 각오는 보이지 않는다.

이제 이를 부각시키고, 좀 느슨해진 감정을 각성시키기 위해서라도 ‘광복절’이라는 이름대신 ‘승전기념일’로 바꾸자.

이 명칭은 1949년 국회가 제정한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정해졌는데, 대한민국의 건립을 기념하는 의미이라면 금년이 66회 인데, 69회라고 한다면 당초 명칭인 ‘독립기념일’보다 한걸음 더 나간 ‘승전기념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오랜 시절 통일국가를 유지하면서 한반도에서 번창해 온 우리 민족이 근대문명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쇄국주의를 고수하려던 엇갈렸던 시기에 외세의 침략으로 잠시 역사가 멈춘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를 청산한 기념일을 빛을 되찾았다는 은근한 의미보다는 제2차 세계대전에 직접 참전한 임시정부의 정통성과 만주벌판을 내달리며 싸우던 독립군의 후예답게 승전국으로써 자긍심을 키우고, 선조들의 독립투쟁사도 재조명하면서, 앞으로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다시는 전쟁을 하여서는 안 된다는 강렬한 지표를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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