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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이순신 같은 불멸의 지도자가 필요하다

“이 시대는 영웅을 필요로 하고 있고 사리사욕에 물들지 않은 순수하고 고결한 불멸의 지도자를 바라고 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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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08.28 17:52
  • 기자명 By. 김형중 기자
▲ 김 형 중 편집국 부국장

영화 ‘명량’이 우리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명량은 개봉 한 달도 안돼 사상 최대인 관객수 17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누적매출액 역시 개봉 26일째인 지난 24일 1255억5165만원을 기록해 1248억9707만원이었던 ‘아바타’의 기록을 넘어섰다. 명량은 또 유명세를 타고 각종 업계의 페러디를 낳고 있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에 나서기 전 선조에게 올린 장계에서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 죽을힘을 다하여 막아 싸운다면 능히 대적할 수 있사옵니다”라는 문구를 인용한 것이다. “신에게는 아직 12병의 소주가...”등 여러 가지 페러디가 난무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영화 ‘명량’으로 다시 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궈지면서 진정한 지도자에 국민적인 요구가 대단하다는 것이다.

1970년대 이순신 장군은 국가에 대한 충성의 화신으로, 즉 충무공 이순신, 성웅 이순신 등으로 그려졌다. 하지만 이번 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심은 정부나 국가 주도가 아니다.

영화의 열풍을 벗어나 진정한 지도자의 출현을 바라는 국민들의 갈망이라는 점에서 명확히 다르다. 진정 이 시대는 영웅을 필요로 하고 있고 사리사욕에 물들지 않은 순수하고 고결한 불멸의 지도자를 바라고 있음이 분명하다. 더욱 또렷해지고 있다.

몇 년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숭례문이 불길에 싸여 무너지는 상황에서 어느 지도자도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국민들은 국보 1호가 타오르는 것을 그저 가슴을 졸이며 바라봐야만 했다. 이번 세월호 대참사에서 우리는 절망했다.

자기들만 살겠다고 승객들을 뒤로한 채 구조선에 오르는 승무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또 한번 이 시대의 진정한 지도자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병영생활의 참담함을 느껴야만 했다. 병영의 어두운 곳에서는 병사들의 집단 구타와 따돌림이 만연한데 오로지 자신의 자리와 진급에 영향을 줄까봐 쉬쉬하며 덮어 버리기에 급급한 군 책임자들의 작태는 국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책임감 있고 공익을 위하는 지도자의 출현은 요원하다는 탄식까지 자아내고 있다. 이순신 장군은 이제 우리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진정한 지도자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기본부터 다시 묻고 있는 것이다.

며 칠 전 세월호 사태와 관련해 염수정 추기경이 말한 것이 회자되고 있다. 왜냐하면 많은 국민이 세월호 유족들의 아픈 마음에 공감하면서도 유족들이 지나친 주장을 한다고 생각될 때 선뜻 반대 의견을 내세우기 힘든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시점에 천주교의 최고지도자인 염수정 추기경이 “유족들의 아픔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세월호 유족도 양보해야 한다”는 쓴소리를 우리 사회에 던지고 나섰다. 의미있는 쓴소리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이후 정치권과 사회 일각에선 교황이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유족들의 요구를 지지하기라도 한 듯 강경론을 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염 추기경은 약자에 대한 종교적 관심과 선동정치는 구분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또한 염 추기경은 “세월호 유족들도 어느 선에서는 양보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유족들로서는 너무 큰 아픔 때문에 사법체계나 법치주의 원칙 같은 말이 들리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염 추기경의 표현대로 우리 사회가 ‘죽음의 자루’ 속에 갇혀 서로를 적으로 돌리는 데 끝없이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염 추기경이 “세월호 문제와 관련해 우리의 힘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세월호 정국에 갇혀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고언으로 볼 수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벌어진 갈등 수습에 새정치연합이 “세월호 특별법이 가장 중요한 민생”이라며 다른 국정 현안 처리를 막아선 결과 최근 한 여론조사에선 “새정치연합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4.7%에 불과했다.

언론들은 새정치연합이 여당과의 합의를 번복한 끝에 세월호 특별법안을 도출했으나 유족의 반대를 이유로 스스로 팽개쳤다고 질타하고 있다. 이후 새누리당은 유족들과 직접 만나 어제 두 번째 협상을 벌였다.

제1야당이 사실상 입법권을 유족들에게 넘긴 듯한 모습이다. “두려움이 최대의 적”이란 대사처럼 두려움없이 진정한 불멸의 지도자 역량을 보여줄 수는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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