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은어 어디 갔나” 자취 감춰
“대청호 은어 어디 갔나” 자취 감춰
  • 청주/신민하·옥천/최영배 기자 dailycc@dailycc.net
  • 승인 2014.09.2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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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 육식어종·어장환경 변화 원인
충북도·옥천군, 증식사업 계속키로

강과 바다를 오가는 회귀성 어종이면서 내륙 한복판인 충북 옥천지역 대청호에 자리를 잡아 주목받던 은어가 자취를 감췄다.

충북도와 옥천군이 치어를 풀어 넣고 수정란을 이식하는 등 증식사업을 편 지 10여년 만이다.

28일 충북도 남부출장소와 이 지역 어민들에 따르면 3∼4년 전까지 대청호와 금강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은어가 최근 눈에 띄지 않는다.

이곳의 은어는 1997년 충북도 내수면연구소가 금강에 이식한 수정란 중 일부가 살아남은 게 효시다.

회귀습성을 잃은 은어의 정착(육봉화·陸封化)을 확인한 충북도와 옥천군은 해마다 수정란과 치어를 풀어 넣으면서 증식사업에 속도를 냈다.

그 결과 2000년대 후반에는 가을마다 산란하기 위해 옥천의 도심하천까지 거슬러 올라오는 은어떼가 장관을 이뤘다.

그러나 어민들은 한때 흔하던 은어가 최근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옥천자율관리영어조합서 활동하는 어민 박용득씨는 “몇 해 전부터 서서히 줄어들던 은어가 2년 전부터 아예 사라졌다”며 “그물을 놔도 은어가 잡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은어가 사라진 이유를 블루길, 배스 등 외래 육식어종의 번성과 어장환경의 변화에서 찾고 있다.

박씨는 “대청호는 이미 육식어종인 블루길과 배스가 장악한 상태여서 은어가 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3∼4년 전 장마철 연거푸 내린 큰 비에 산란장이 파괴되고 먹이가 되는 이끼류 등이 사라진 것도 은어가 자취를 감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와 군은 증식사업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올해도 옥천군이 새끼 은어 15만8000마리를 금강에 풀어 넣었고, 충북도 남부출장소 역시 다음 달 수정란 1천만개를 호수 안에 넣을 예정이다.

충북도 남부출장소의 최경철 연구사는 “다른 어종에 비해 입이 작은 은어는 먹이가 ‘로티프’라고 불리는 동물성 플랑크톤으로 제한돼 있어 수중 먹이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며 “은어가 서식하는 데 환경변화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으며, 블루길과 배스 퇴치사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어종을 정착시키려면 10년 이상 지속적인 증식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증식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10∼11월 알에서 깨어나 바다에서 겨울을 난 뒤 이듬해 봄 다시 자신이 태어난 하천으로 되돌아오는 은어는 맛이 담백하고 특유의 향을 지닌 고소득 어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동해와 남해에 맞닿은 강과 하천 등에서 일부 잡힌다.

청주/신민하·옥천/최영배기자 dailycc@dailycc.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