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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효과적인 약 복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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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10.22 17:4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백 대 현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같은 약을 먹더라도 겨우 삼킬 수 있을 정도의 물보다는 한 잔 가득히 물을 마시는 것이 뱃속에 들어간 약이 잘 녹고 잘 흡수되도록 한다”

하늘은 높고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천고마비의 계절이 깊어 간다. 제철 음식인 전어, 대하, 굴 등 해산물이 식탁을 풍성하게 채우고, 산에서 나는 밤, 감, 배 등이 입맛을 돋운다.

식사 시간이 가까워 오거나 식사 시간을 놓치고 한 끼를 굶으면 우리 몸은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배고픔에 비유하여 우리 몸의 아픈 부위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이 정기적으로 공급되지 않아 치료에 차질이 생기는 현상은 약고픔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약은 정해진 시간에 제때 복용해야 유효농도를 유지할 수 있고 약이 정기적으로 공급되지 않아 치료에 차질이 생기는 약고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환자가 약을 정해진 시간에 꼬박꼬박 사용하지 않으면 혈액 속의 병과 싸울 수 있는 약물이 유효농도 이하로 떨어져 다 죽어 가던 병원균이나 독물이 전세를 가다듬어 다시 극성을 부리게 된다. 정해진 시간을 엄수하여 약고프지 않도록 하고 궁극적으로는 빨리 약에서 해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약을 먹을 때 대부분 물로 복용하게 되는데, 이때 물은 단순히 약을 삼키기 위한 존재만은 아니다. 하지만 약에게 있어서 물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가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약이 원래 목적한 치료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복용한 약이 대부분은 소장에서 드물게 위나 대장에서 잘 녹아서, 혈액 속으로 빨리 흡수가 되도록 해야 한다.

흡수된 약은 원형 그대로가 아니라 화학 반응을 통해서 치료에 꼭 필요한 형태로 변하게 된다. 이때 물은 복용한 약이 체내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여러 단계를 목적한 바대로 통과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작용하는 것이다.

약의 흡수 측면에서 보면 같은 약이라도 많은 물과 함께 복용한 쪽이 훨씬 잘게 나누어져 약이 소화관이나 혈관에 난 미세한 구멍으로 스며들기 쉽다.

같은 약을 먹더라도 겨우 삼킬 수 있을 정도의 물보다는 한 잔 가득히 물을 마시는 것이 뱃속에 들어간 약이 잘 녹고 잘 흡수되도록 하는 비결인 것이다.

이때 물은 너무 차거나 뜨겁지 않게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이 적당하다. 너무 찬 물은 위 운동을 잠시 멈추게 할 수 있으며 너무 뜨거운 물은 약이 식도에서 녹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너무 적은 양의 물은 약물이 식도를 다 지나가지 못하게 하여 식도에 염증이나 궤양을 생기게 할 수도 있다.

약을 물과 같이 복용하지 않고 녹차나 커피, 콜라와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러한 음료와 카페인이 함유된 진통제를 먹으면 심장이 빨리 뛰고 잠이 안 오거나 소화기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녹차나 홍차의 탄닌은 철분제의 흡수를 방해한다.

고혈압치료제나 고지혈증치료제, 항우울제를 자몽주스와 함께 복용하면 너무 많이 흡수되어 위험해질 수도 있다. 제산제를 먹는 사람은 오렌지 주스나 과일 주스, 사이다를 먹지 말아야 한다. 제산제의 알루미늄 성분을 몸속에 남아 있게 해 알루미늄 뇌증을 일으킬 수 있다.

테트라사이클린계열의 항생제를 우유와 함께 먹으면 우유 속의 칼슘으로 인해 흡수가 아예 안 될 수 있다. 변비약과 우유를 함께 먹으면 변비약의 약효가 떨어질 뿐 아니라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 콜라, 사이다와 같은 탄산음료는 약물을 식도로 역류시켜 식도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시기는 식후 30분의 규정이 가장 많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식사 간격이 대략 5~6시간으로 일정한데, 그 시간 간격은 약물이 우리 몸 안에 들어가서 효력을 발휘하기 위한 조건이 되는 혈중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킬 수 있는 간격과 거의 일치하기 때문이다.

특히 식후 30분을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우선 식사와 약 복용을 연관시켜 잊어버리지 않도록 한다는 데 있다. 하지만 약 중 에는 음식이 흡수에 방해가 되는 약도 있고 음식이 약의 흡수를 돕기도 하므로 약의 효과를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약사의 복약 지도를 꼭 기억해 잘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백 대 현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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