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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어리석은 경험은 결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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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11.02 18:27
  • 기자명 By. 충청신문
▲ 하 헌 선 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장

“주어진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자신의 경험과 주변의 롤 모델의 자문을 받아 해결책을 모색한 후 이를 곧 실천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

모든 것이 변해야 된다더니 진리와도 같았던 고사성어도 변했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란 뜻의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은, 교육 현장에서 늘 강조되며 교훈으로 여겼던 고사성어였다. 그러나 듣고 보면서 배운다는 것은 불완전함과 한계성을 가지고 있어, 요즘은 직접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백견불여일행(百見不如一行)이 강조되고 있다.

매일 매일의 교육 활동은 늘 새롭게 이루어진다. 학생들은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엄청 다른 모습과 생각으로 학교생활에 임한다. 오늘 실시하고 있는 교육의 기회는 단 한번 뿐이며 다시는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기에 교사들은 늘 긴장하고 신경을 곤두세운 긴장의 연속에서 생활한다. 작은 단위의 교육 활동마저 소중히 해야 하는 이유 또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일상의 교육활동이 새로운 기회로 연결되기도 하고, 엄청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직 생활은 심리학을 비롯하여 다양한 학문을 접목해야 한다. 매 순간마다 교육 방법과 내용을 달리해야 하기에 당연히 새로운 경험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고, 교육 활동의 기회도 늘 새롭게 전개된다. 교사들은 지난 교직생활을 수시로 돌아보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교사들은 그렇게 쌓은 경험을 통해 올바른 교직관 정립과 교직생활 노하우를 터득한다.

‘그때 왜 그렇게 판단하고 행동했지?’ 많은 사람들은 이런 추억을 가지고 있다. 잘못된 줄 알기에 새로운 대안을 생각해 보고 쓴 웃음을 짓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성숙해진 안목으로 현재와 미래를 위한 답을 찾아야 한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부가가치가 높은 교직 생활을 영위해야 한다. ‘과거만 잘 정리해도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선견지명이 길러진다’고 한다. 종종 어리석은 판단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다. 그러나 어리석은 경험은 결코 없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대전동산초등학교에는 학생과 교직원 60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당연히 동산가족의 자라온 환경이나 성격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당연히 학교장을 당황하게 하는 일이 발생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낙심하거나 불행하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교직생활에 꼭 필요한 소중한 경험이라고 여긴다. 그러다 보면 예상외로 문제가 쉽게 해결된다. 긍정과 부정이 동전의 앞뒷면처럼 함께하듯이, 좋은 경험과 나쁜 경험 또한 항상 함께한다. 그렇기에 문제를 대하는 마음자세에 따라 같은 일이라도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경험은 또 하나의 거울이다. 성공적인 교직생활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보라면 우선적으로 제시될 수 있는 방안이 선배 선생님의 경험을 보고 배우는 것이다. 즉, 교직 생활을 하며 한두 명의 롤 모델을 정하여 그들의 노하우를 배우거나 그들의 지도방법을 벤치마킹하여 나만의 노하우를 만들어야 한다.

경험이 가지는 장점이 많지만, 잘못된 경험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다 보면 그대로 굳어져 자칫 창의력이나 순발력을 무디게 할 수도 있는 단점도 가지고 있다. 경험이 지닌 구속의 힘은 막대해서 다른 것을 생각해내기 어려울 만큼 고정관념으로 자리잡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교직생활의 여정이 힘들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패러다임은, 우리가 걷고 있는 교육자로서의 길이 좁아서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안목이 편협해서 그렇다. 성공이 주는 기쁨도 실패가 주는 패배감도 모두 교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교훈이자 경험이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전전긍긍 할 필요는 없다.

우리 교사는 항상 준비하는 마음으로 현실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어떤 일이 발생하면 신중하면서도 과감하게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주어진 문제를 회피하지 말고 자신의 경험과 주변의 롤 모델의 자문을 받아 해결책을 모색한 후 이를 곧 실천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 이런 적극적인 자세가 바로 ‘변화와 혁신’의 시작이다.

하 헌 선 대전교원단체총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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