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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바가지 요금 ‘옥의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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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8.08.12 19:35
  • 기자명 By. 뉴스관리자 기자
해수욕장에서 발생하는 민원 가운데 가장 관심이 높은 사례를 지적한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지역·성별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다수는 바가지 요금을 손꼽는다. 이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해마다 이맘때만 되면 어김없이 단골메뉴로 등장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최대의 기름유출사고 피해지역인 태안을 비롯한 서해안 해수욕장이 막바지 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행여 기름유출사고로 피서객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을까 조바심을 냈던 우려가 말끔히 해소됐으니 현지 주민들의 밝은 표정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일부 상인들의 바가지 상혼으로 청정해안의 옥의 티가 되고 있다는 소식은 관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보령·서천·태안군 등 지방자치단체와 관내 숙박협회는 서해안 기름제거작업에 동참했던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봉사활동에 감사하는 뜻에서 바가지 없는 피서지조성을 위한 각종 홍보활동에 주력하고 있으나 일부 업주들의 외면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9일, 10일 주말을 맞은 대천 해수욕장 등 서해 주요 해수욕장에는 줄잡아 400만명 이상의 피서객이 몰렸다. 민박 펜션 등 숙박업소와 주변 상가도 종전의 썰렁한 분위기를 탈피, 외지 고객들로 크게 붐비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피서객들이 몰려들자 상인들의 바가지 상혼이 고개를 들어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있다. 서울에서 태안 해수욕장으로 피서온 김모(41·회사원)씨의 지적은 시사하는바가 크다. 자릿세 명목으로 돛자리 하나 까는데 최하 5천원을 줘야 했다. 그뿐이 아니다. 1500원 짜리 생수는 3000원을 지불했고 주변 펜션 은 객실 1곳당 최고 20만원 까지 요구했다.

김씨는 “어쩔 수 없이 숙박을 하긴 했지만 피서 기분을 망쳐 다시는 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와 바가지 근절 시민단체 감시단 등의 끊임없는 단속과 업체들의 자정 노력에도 불구, 성수기 한철 대목장사를 노린 일부 몰지각한 업주들 의 바가지 상혼 때문이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들의 개선 노력으로 튜브와 비치파라솔, 비치베드, 옷 보관함, 탈의실, 샤워장 사용료 등은 공정가격을 준수하거나 아예 무료로 운영하는 등 많이 개선됐지만 해변가 자릿세와 숙박업소의 고질적인 바가지요금은 예전 그대로이다.

기름오염 피해로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했고 일부러 관광을 왔던 피서객들도 충남 태안해수욕장의 바가지 상혼에 실망하고 있다. 기름제거 자원봉사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관계자는 태안군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태안주민들의 어려움을 덜어 주기 위해 다시 이곳을 찾았으나 바가지 상혼으로 상처를 입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도와주러 왔다가 마음의 상처만 입은 셈 이다. 진정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지는 못할 망정 실망만 안겨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입장이 바꿨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상대방은 어떤 반응을 보일런지 궁금하기 그지없다. 분명한 것은 그래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어려울 때 도와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고 하지 않았는가?

곰곰히 되새겨 볼 일이다.

유영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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