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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상비약,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잘 쓰는 것?

“가정 상비약은 가벼운 응급상황의 일시적인 대처이므로 오남용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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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11.19 18:48
  • 기자명 By. 충청신문
▲ 백 대 현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가장 힘든 때는 애들이 아플 때이다.

생활을 하다보면 아기가 다치거나, 한밤중에 열이 심하게 나고 아프거나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사랑스런 아이들에게 병이 생기면 부모는 당연히 당황하게 된다. 그러나 아플 때마다 병원 가는 것은 병원이 가깝더라도 쉽지 않다.

그런데 아이들은 낮에는 잘 뛰어 놀고 잘 먹고 하다가도 잠을 자야 할 밤이 되어서, 또는 자다가 깨어서 아프다고 울고 보채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은 낮에는 노느라고 정신이 팔려 아픈 것을 잘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놀이가 다 끝난 밤이 되면 그제서야 아픔을 느끼고 통증을 호소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밤이 되면 기온과 습도가 변하기 때문에 기침이나 콧물 같은 호흡기 질환이나, 체온이 높아지고 통증이 커지는 염증성 질환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신체 생리적으로도 혈액순환이나 기타 모든 기능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낮에 비해 피로가 쌓이는 밤에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병원균이 낮에 침입하더라도 그 증후와 증상은 밤에 발생하기 쉽다. 물론 이러한 경향은 어른에게도 마찬가지이며 특히 노인들은 야간 발병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렇게 밤에 가족들이 아플 때 위급한 경우는 당연히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되겠지만, 그렇다고 콧물이나 기침 또는 근육통 정도로 응급실을 찾기는 어렵다.

그럴 때를 대비하여 집집마다 상비약통을 설치하고 그 속에 다음과 같은 약들을 항상 비치해 두면, 갑자기 찾아와서 사람을 놀라게 하는 각종 사고나 질병에 당황하지 않고 대비할 수 있다.

상비약품의 준비는 얼마나 가까이에 약국이나 병원이 있는지와 가족의 건강상태에 따라 다르다. 발열, 가벼운 상처, 소화장애 등에 사용할 약품은 대부분 일반 의약품이므로 약사와 상의한 뒤 약국에서 구입하면 된다.

기본적인 가정 상비약은 최소한으로 준비하고, 사용하는 대로 부족한 것을 채워가는 것이 올바르다. 가정 상비약은 가벼운 응급상황의 일시적인 대처이므로 오남용은 금물이다.

가정 상비약은 필요할 때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리해 별도로 보관한다. 가족들 모두 상비약 보관 장소를 알고 있도록 주지시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약은 직사광선이나 습기를 피한 곳에 보관하며, 물약이나 안약 등은 냉장 보관한다. 처음 보관 당시의 약 봉투나 약품 용기 등을 다른 것으로 바꾸지 않는 것도 상비약 보관 요령이 될 수 있다.

가정상비약도 유효기간이 있다. 약은 최소한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점검해 새 것으로 교환해두는 센스를 발휘하자. 일반적으로 개봉한 알약은 1년 이내, 항생제시럽은 1~2주 이내, 연고는 반년 이내로 사용하는 게 좋다. 유효기간이 남았다고 하더라도 변색되거나 약의 라벨이 벗겨져 용도가 불분명한 약은 버려야 하며, 오랫동안 복용하지 않은 약은 먹기 전에 색깔이나 냄새를 확인해 변질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갑자기 두 가지 증상 같이 찾아올 때의 원칙은 약을 사용해야 하는 증상과 괴로움이 무엇인가를 충분히 확인해서 가장 괴로움이 큰 증상에 대한 약을 우선 사용하고, 증상의 개선상태를 확인한 다음에 적어도 30분에서 한 시간의 간격을 둔 후에 또 하나의 증상에 대응하는 약을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사용법이다.

역설적이지만 상비약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잘 사용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만큼 가족이 아프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니까. 즉 상비약은 반드시 사용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유사시를 대비한 일종의 가벼운 질병 보험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얘기가 있다. 그런데 하물며 제 돈 들여 사다 놓은 상비약은 얼마나 아깝겠는가마는, 상비약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사용법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백 대 현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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