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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밀물은 반드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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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4.12.18 17:31
  • 기자명 By. 충청신문
▲ 김 등 모 대전시기독교연합회 회장, 대전영락교회 담임목사

“바라는 소망이 있는가? 기다리자 확신을 가지고, 소망 중에 기다리자 인생의 밀물은 반드시 온다”

강철왕 카네기의 사무실에는 늘 커다란 그림 하나가 걸려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그림은 유명한 화가의 그림도, 예술적 가치가 있는 그림도 아니었다. 다만 썰물이 빠질 때에 함께 밀려나가 갯벌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나룻배 한 척과 노가 그려진 무척 어둡고 처량한 느낌마저 드는 그림이었다. 그 그림에는 ‘밀물은 반드시 온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그의 사무실을 방문하는 사람마다 그 그림을 특별히 아끼는 사연을 물었을 때 카네기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젊었을 때에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팔았지요. 하루는 물건을 팔러 갔다가 어느 노인의 집에서 이 그림을 보았습니다. 그림이 인상적이었고 글귀가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노인에게 그림을 줄 수 없겠느냐고 하였더니 제게 주었습니다. 인생살이를 하다가 어려움이 밀려와 내게서 무엇인가를 휩쓸어 갈 때마다 나는 이 그림을 보면서 내 자신에게 다짐하듯 말합니다. ‘밀물은 반드시 온다’.”

신약성경 누가복음 2장에는 오랜 시간 기다림으로 마침내 자신의 뜻을 이룬 여인이 한 명 소개되어 있다. 아셀 지파 바누엘의 딸 안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안나는 그 당시 풍습에 따라 15살에 결혼했고, 7년간 결혼생활을 하다가 남편이 일찍 죽고 말았다. 그래서 22살에 과부가 되었고, 84세가 될 때까지 무엇인가를 기다리며 살았다. 그 기다림의 62년은 외롭고 우울하고 고통스러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안나의 삶을 표현한 성경은 그 삶에 기쁨이 있었고, 소망과 기대가 있었음을 느끼게 해 준다. 그 긴 시간 안나는 어떻게 기다림의 승리를 이룰 수 있었을까?

안나는 소망을 가진 사람이었다. 특히 그녀는 메시아에 대한 소망을 꼭 붙잡고 사는 사람이었다. 때로는 삶이 자기를 속이는 것 같을 때라도 메시아를 기다리는 소망은 변함이 없었다. 이처럼 안나가 62년 동안 성전을 떠나지 않고 성전에서 금식하고 봉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오실 메시아에 대한 분명한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군대 장교 한 사람이 복무 중에 아들과 함께 잠시 영내를 벗어나서 산책을 하던 중 부대에서 급한 일로 호출이 왔다. 그래서 7살 난 아들에게 돌아올 것을 약속하고 부대에 들어가서 일을 처리했다. 정신없이 일을 보고 집에 돌아오던 중 그는 아들을 다리에 세워놓고 기다리게 한 일이 생각났다. 가슴이 철렁했다. ‘아이가 잘못 되었거나,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으면 어떻게 할까?’, ‘아이는 과연 그곳에 아직 있을까?’ 여러 복잡한 생각과 함께 한달음에 약속장소로 달려갔다. 그런데 그 약속장소에 아들이 서 있는 것이었다. 얼마나 기쁜지 달려가서 아이를 꼭 껴안고 물었다. “아침부터 여기 있었던 거야? 7시간 동안이나?” “응. 아빠가 다시 온다고 했잖아!” 아이는 그곳에서 7시간 동안 기다리며 그곳을 떠날 많은 유혹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 온다는 아빠 말을 단순히 믿고 그대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인간을 호모 에스페란스(Homo Esperas)라고 한다. 호모는 인간이요, 에스페란스는 희망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희망을 먹고사는 존재다. 나폴레옹의 군대가 눈 쌓인 알프스 산을 넘고 있었다. 긴 장정에 군대는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때 장군 나폴레옹이 병사들 앞에 나타났다. “여러분, 조금만 힘을 내시오. 저 고지만 넘으면 아테네란 도시가 있소. 아테네에는 술과 고기가 쌓여 있고 여러분을 위로할 여인들이 기다리고 있소이다. 힘을 냅시다. 앞으로 나아가는 자만이 신바람 나는 사랑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요.” 병사들은 어디에서 그런 힘이 솟아나는지 단숨에 알프스 산을 넘었다. 소망은 인간으로 하여금 현재의 고통과 어려움을 이겨나갈 능력을 준다. ‘희망이 있다!, 소망이 있다!’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갖게 해 준다. 소망은 생명과 직결된 것이다.

하지만 절망은 죽음이다.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사람에게 죽음에 이르는 병이 있는데 그것은 ‘절망’이라고 했다. 산 자의 특징은 희망을 갖고, 약진하고, 도약하는 것이고 죽은 자의 특징은 절망하는데 있다. 그 사회에 얼마나 활기가 있는가 없는가를 측정하려면 구성원의 마음속에 미래에 소망이 있는가를 보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빨리 빨리에 익숙해 있다.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도 속도가 느리거나 버퍼링이 심하면 바로 짜증을 낸다. 음식점에서 주문한 음식이 늦게 나와도 짜증을 내기 일수다. 그래서 우리 시대는 빠른 것이 강자라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심지어 3초를 기다리자는 운동이 있을 정도다. 인내력이 없어 거의 모든 것이 30초 이내에 해결이 된다. 그래서 30초에 해결되는 라면이 인기 있는가 보다. 하지만 일상에서 3초만 기다려도 인생은 풍성해진다.

오늘 소개했던 성경인물 안나는 62년이나 기다린 끝에 마침에 유대인이라면 목을 빼고 기다리던 메시아를 만나게 되었다. 바라는 소망이 있는가? 기다리자. 확신을 가지고, 소망 중에 기다리자. 인생의 밀물은 반드시 온다!

김 등 모 대전시기독교연합회 회장, 대전영락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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