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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문은 언제나 ‘바늘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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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8.09.18 19:04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요즘은 정말 살맛이 나지 않아요. 아무리 애써서 취직준비를 해도 해마다 몇 번씩 고배를 마시고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가슴이 그저 아려올 뿐입니다. 죽어라고 준비했는데 웃으며 밝은 빛을 볼 날은 언제쯤 올런지... ”

해마다 청년실업자의 숫자가 줄어들지 않고 계속 늘어만 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매우 시급한 사회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학을 졸업해도 마땅한 직장을 구할 수 없어 그저 놀고먹는 실업자신세(일명 백수)를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백수생활에 있어 고수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예전에는 대학만 졸업해도 곧바로 쉽게 직장을 구할 수 있어서 요즘처럼 마음고생만큼은 하지 않아도 됐다.

열심히 공부해서 학점만 잘 받아놓으면 대기업의 취업보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기업에서는 인물과 배경을 따지기보다는 오로지 실력하나만을 우선시 했다. 또 대학졸업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직장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특권도 주어졌다.

청년백수를 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부모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속속 등장했다. 유명한 학원을 찾아가 이력서 작성법과 면접에 대한 정보를 알아올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집에서 아버지가 면접관 역할을 하며 여러가지 예상 질문을 던지고 이에 답하도록 하고 있다. 또 각종 술 접대 방법 전수와 함께 각방을 사장실, 사무실, 회의실 등으로 꾸며 놓은 가운데 직장생활 실전을 연습시키고 있다.

어머니는 딸 취직준비를 위해서 직접 미용실을 찾아가 호감 가는 헤어스타일을 배워오는가 하면 시선을 집중시킬 옷 코디도 손수 해주기도 한다.

청년백수인 아들과 딸 취직을 위해서 모든 가정에서는 부모들이 앞장서 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전의 모대학을 졸업한지 2년째를 맞는 안씨(남·29·대전시 서구 관저동)는 “그동안 취직하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시험 때마다 매번 낙방하는 바람에 이제는 거의 지치고 포기하는 상태”라고 입을 뗀 뒤 “부모님을 바라볼 때 가슴이 아프고 제자신이 초라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참으로 불쌍한 신세가 됐다”고 울먹였다.

안씨는 “우선 알바라도 하면서 평생 일할 수 있는 곳이 생긴다면 이전보다 몇 배 최선을 다해 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취직을 하지 못해 눈칫밥 먹으며 살아가고 있는 아들(38·모대학원 졸-박사학위)과 딸(35·모대학 졸)을 둔 아버지 양모씨(64·대전시 서구 둔산동)와 어머니 오모씨(62)는 “하루 살아가는 것이 백년과 천년을 살아가는 것처럼 매우 힘들고 지루하다”며 “어서 빨리 좋은 곳에 취직돼 숨은 실력을 과감히 보여주며 인정받고 얼굴에 웃음꽃을 피워가면서 살아가기를 소원한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양씨 부부는 또 “취직을 못한 관계로 아직까지 아들과 딸이 미혼인데 취직을 해서 결혼도 하고 손자들도 안겨주는 기쁜 날이 어서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삼팔선’(38세 정년), ‘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에 일하면 도둑) 등 신조어가 무성한 현실 속에서 청년실업자가 점점 줄어들 날은 언제쯤 올 것인가 우리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워야만 할 때이다.

(사)실업극복국민운동본부 관계자는 “청년실업자들은 너무 높은 곳을 향해 어렵게 가지 말고 차근차근 기초부터 하나씩 준비해가면서 안전한 평생직장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청년실업에 대한 고통에 짓눌려 있기 보다는 ‘내일은 태양이 다시 뜬다’는 희망메시지를 부여잡고 다시 한번 도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찬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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