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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매매는 무슨 이유든 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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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08.09.23 18:07
  • 기자명 By. 충청신문/ 기자
자나 브리스키(Zana Briskj)와 로스 카우프만(Ross kauffman) 감독의 <꿈꾸는 카메라-사창가에서 태어나>란 영화가 생각난다. 사창가에서 성매매 여성들이 아닌 그녀들과 함께 살아가는 그녀들의 아이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어머니들에게 지워진 운명을 태생적으로 고스란히 물려받은 아이들의 비참함과 절망이 영화속에서 뻔뻔스럽고 무감각하게 일상적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로 제작된 영화다.

영화속의 한 소녀는 나지막한 말로 “여기 오는 남자들은 모두 나빠요”라고 하기도 했다. 그 아이들은 매춘을 하는 제 어머니들이 커튼을 닫고 ‘손님(?)’을 받을 때면 옥상에 올라가서 놀아야 했다. 세상의 별별 추한 꼴들을 죄다 보아온 녀석들이여 ‘삶은 원래 슬프고 힘들다’는 것을 감수하면서 살아가는 매춘의 일대기를 적나나하게 묘사했다.

이 영화가 처음 공개된 2005년 여성영화제 때 관객들이 기립박수까지 받고 상영이 끝난 이후에도 못내 마음 한구석이 편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우리 주변의 집창촌 등 율락가에 대해 경찰이 강력한 단속을 통해 업소들이 백기를 들게 하고 있다니 한 마디로 반가울 따름이다.

어제(23일)가 성매매방지법이 만들어진지 4주년이되는 날이다. 경찰청은 올 들어 지난 6월 말까지 경찰에 적발된 성 매매 업소 1만2077곳 중 마사지와 휴게텔, 안마시술소,퇴페이발소 등이 전체 단속 업소의 58%(7천16곳)를 차지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찰청은 1단계 집중단속이 큰 효과를 보았다는 평가에 따라 23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40일동안을 2단계로 성전쟁을 선포하고 변종 성매매업소와 사행성 께임장 등의 전방위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경찰은 강력 단속으로 불법 영업이 음지로 숨어들겠지만 끝까지 추적해 경찰의 의지를 보여줘 뿌리를 뽑겠다고 한다.

매춘은 아무리 역사가 오래됐다 하더라도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배덕이다. 때문에 어떤 이유든지 근절돼야 할 제도다. 매춘은 법망을 피해 돈을 버는 희색경제의 주범이기도 하다. 이런 매춘은 최근들어 소녀들의 원조교제와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의 급증 등으로 우리사회에서 어쩌면 위험수위를 넘기고 있을 정도다.

지난 한 해 동안 성매매 업소에서 오고간 돈이 국민총생산 (GDP)의 1.7%에 해당하는 14조원에 달한다는 발표도 나왔다. 이같은 수치는 2002년에 비해 10조원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우리 사회가 얼마나 타락했는지를 잘 말해 주고 있다. 때문에 돈을 주고 성을 사는 사람도 대폭 줄어든 것으로 조사 됐다.

하지만 ‘인터넷 및 기타’ 유형은 지난해 6조2000억원으로 2002년(5조7800억원)보다 4000억원 늘어났다. 이런 조사로 윤락가, 안마시술소, 유흥주점 등 전통적 업소를 통한 성매매는 다행히 크게 줄고 있으나 인터넷 등 단속이 어려운 유형은 오히려 거래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것은 놀라울 수 밖에 없다.

이제 성매매 행위가 갈수록 은밀하게 이루어져 단속이 쉽지 않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번 통계가 얼마나 정확하고 신빙성이 있는지도 알 수 없다. 전국의 성매매 업소가 4만6000여곳으로 나왔는데 성매매를 한 사람이 9300여명이라고 하니 믿기지가 않는다. 좀 더 현실감 있는 조사가 이뤄 졌으면 한다.

1년에 14조원, GDP의 1.7%가 성매매와 관련해 쓰인다고 하는 것은 큰 사회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성매매는 행위 그 자체는 사생활로 볼 수 있지만 결과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다. 따라서 정부는 성매매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 사회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성 매매는 파는 사람이 있기에 사는 사람도 있다는 논리 때문에 돈 벌이에 나서 독립하기 위해 뛰어들기 시작했지만 수렁에 빠져 버린다. 손 쉽게 돈을 벌거나 삶의 막장에서 최후로 선택하는 길이 성 매매지만 분명한 것은 불법이다. 이제 현미경이 아니라 망원경으로 관찰해 대처할 수 있도록 강력한 단속과 계도 활동을 통해 성매매의 늪에서 하루속히 빠져 나올 수 있도록 돼야 할 것이다.

임명섭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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