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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 인생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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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2.11 18:34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인생의 감미로운 선율을 위해서,

그 인생의 오케스트라 지휘를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도 온다.’ 이성부 시인이 노래한 ‘봄’처럼, 을미년 새해가 오고 또 봄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날 새아침 새 계절이 와도 이 시가 담고 있는 것과 같은 설렘과 떨림, 희망과 낙관은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새해 벽두부터 나라 안팎이 스산합니다. 비관과 실망의 연속입니다.

요즘 다들 어렵다고 합니다. 혹자는 IMF 때 보다 힘들다고 합니다. 벅차고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마음을 비워야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힘들 때일수록 욕심을 버려야 슬기롭게 살 수 있습니다.

짐을 내려놓으려고 고민 또 고민 후, 잘못 행동으로 옮기면, 또 다른 짐 때문에 고생하기도 합니다.

내가 만든 ‘만남의 신비와 육하원칙’에 따르면, 누구와 만남에 따라 왕자와 거지로 변화되고, 언제 만남에 따라 밝음과 어둠이 생성되고, 어디서 만남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맛보고,

무엇을 위해 만남에 따라 참과 거짓으로 흘러가고, 어떻게 만남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결정되고, 왜 만남에 따라 아름다움과 추함으로 구분합니다.

또한, 시간을 잘못 허비하게 되면 무섭게 흘러갑니다. 하루가 의미 없이, 덧없이, 앞뒤 구분 없이, 남녀 구분 없이, 밤낮 속절없이 갑니다.

소일(消日)은 ‘하는 일 없이 세월을 보낸다’는 뜻입니다. 석음(惜陰)을 하십시오. 석음은 ‘세월이 헛되이 지나감을 애석하게 여겨 시간을 아껴 소중히 보낸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절대 ‘소일’하지 말고 ‘석음’하십시오.

하루바삐 자기 인생의 역사를 청소를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프로 운동선수에게도 슬럼프가 있고, 나라의 살림살이도 불경기가 있고, 우리 인생사도 바닥을 칠 때가 있고, 오르막 내리막의 굴곡이 있습니다.

그 인생의 바닥을 마음 비우며, 한없이 인내하며, 누군가 기다리며, 무엇을 깨달으며, 청소를 해야 합니다. 인생은 먼 여행 같기도 합니다.

여행을 하면서, 심신은 야위고, 병들고, 속 쓰리고, 마음의 감옥에서 고생도 합니다. 나도 모르게 귀신도 모르는 사이에 공공의 적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제는, 인간 본연의 자세로 회귀해서 마음을 비우고 훨훨 날면서 살아 보자고요. 야생마처럼 갈기를 휘날리며 맛있는 들풀을 마구 뜯으면서 살아 보자고요. 먼 여행에서 돌아 와 쉬듯이, 그 여행에서 날개를 달고 사뿐히 내려앉은 것처럼 살자고요.

달력을 보십시오. 양력이지요. 다음 주 오늘은 설날입니다. 태음태양력, 음력입니다. 양력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주기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태음태양력은 달이 차고 기우는 주기가 기준인 순태음력에 윤달을 넣어 계절의 변화를 맞춘 거지요. 절기력도 있습니다. 1년을 24절기로 나눈 절기력은 사계절의 변화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어 농경사회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도구였지요.

양력과 음력, 절기력에 따라 새해의 시작은 다릅니다. 양력 1월1일 신정(新正)이 있고, 음력 1월1일 설이 있다. 절기력에서 새해의 시작은 입춘(立春)입니다. 이 절기력은 미래를 예측하는 역학(易學)에서 채택하고 있다. 국운이나 개인의 운명을 논한다면 절기력에 따르는 것이 맞겠지요.

새해를 맞으면서 각오와 결심을 다지셨습니까. 지금까지 잘 지키고 계십니까. ‘작심삼일’이라고 실망할 것은 없읍니다. 신정과 입춘은 지났으니 이제 오는 설을 택해도 될 것입니다. 새로 시작하는 거지요. 올해는 을미라는 천지 기운이 온 세상에 똑같이 던져지겠지만, 개인이나 나라마다 흥망성쇠는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덧붙인다면,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면서, 그 개성을 좋은 쪽으로 해석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상대방의 가치를 인정하면서, 그 가치와 하모니를 이루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의 감미로운 선율을 위해서, 그 인생의 오케스트라 지휘를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곧 까치설날과 우리 설날입니다. 떡국 맛있게 드시고 신나게 한 살 더 드십시다.

박영식 대전팝스오케스트라 C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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