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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가장 소중한 공동체, 가족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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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2.12 19:13
  • 기자명 By. 충청신문
일찍이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사회적이라는 말은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며, 이 관계를 통하여서 우리의 삶은 지속된다. 그러기에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누군가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며, 또 그렇게 다양한 공동체의 일원이 된다. 기실 현대인들은 다양한 공동체의 활동을 통하여 관계를 확장하고, 확장된 관계 속에서 삶이 윤택해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공동체가 바로 가족이다. 
 
아무리 수 없이 부르고 또 불러도 정겨운 이름, 삶의 거친 어둠과 혼란함 가운데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푸근함을 느끼는 가장 소중한 공동체, 그 공동체가 바로 가족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 세계의 그 어떤 나라보다 가족의 강한 유대감으로 뭉쳐있던 나라였다. 가족은 친밀한 관계의 근원이었고, 쉼터였으며, 성장의 원동력이었다. 가정마다 큰 글씨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 붙여놓고, 아버지가 아들에게 그 아들은 또 자신의 아들을 무릎에 앉히고 가족의 중요성을 설명해 주었다. 이렇듯 가족은 모든 관계의 기본이자 출발이었고, 행복 그 자체였다. 그래서 강대환 시인은 이렇게 읊조린다.
 
가족
사랑의 울타리 만들어 / 거센 비바람 몸소 막아내고
행복의 꽃 찬란하게 피어있는 곳 / 까르르 까르르 / 꽃들이 웃는다
 
이토록 세상살이 / 힘들다 말들 해도
층층돌담 가시밭길 맨발로 가도 / 사랑하는 가족이 있기에 행복합니다. 
 
고통을 웃음으로 참아내며 / 아버지의 그늘진 모습
축 처진 어깨 보이기 싫어서 / 때론 큰 소리로 윽박을 지르기도 하지만
 
평생을 어루만질 나의 가족들 / 그리울 땐
한달음에 달려가 끌어안을 / 가족이 있어 행복합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의 가족공동체는 위태롭다. 언젠가부터 가장 처음으로 만나는 공동체, 모든 관계의 출발점이었던 공동체가 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 부익부 빈익빈 현상, 가족공동체 의식의 약화로 갈수록 핵가족화가 진행되어 가고 있으며, 더 나아가 독신주의를 외치는 사람도 많다. 여기에 가족공동체를 해체하는 높은 이혼율도 문제이다. 2014년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2013년 이혼은 115,300건으로 전년대비 1천건(약 0.9%)이 증가하였다. 어떤 이들은 겨우 0.9%가 증가한 숫자만을 보고 대수롭지 않게 여길지도 모르겠으나, ‘2014 사법연감’에 따르면 작년에 32만여 쌍이 결혼을 하고, 11만여 쌍이 이혼을 했다. 하루에 약 300여 쌍이 이혼을 한 것이다. 아시아 국가 중 최고의 이혼율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며, 이것은 곧 가족의 해체로 귀결된다. 
 
다른 종교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기독교는 특히 가족공동체를 강조한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맺어지는 혼인, 하나님은 공동체의 출발인 혼인에서부터 관심이 많으시다. 이 이야기의 첫 주인공이 되는 아담과 하와는 서로 돕는 배필로 창조되었으며, 하나님은 그들이 높고 낮음의 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인격자이심을 강조하셨다. 부모와 자식사이에는 순종과 사랑을 강조하셨다. 형제끼리는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지켜야 하는 형제애를, 친척들 사이에는 서로 양보하고 아껴주는 마음을 강조하셨다. 종교성을 떠나서 이러한 정신을 이해하고 또 우리 마음속에 받아들인다면, 갈수록 해체되어가는 가족공동체의 속도를 좀 줄일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다음 주면 민족의 명절인 설이다. 갈수록 명절에 가족이 아니라 해외여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현실에 왠지 서글픔을 느낀다. 5~6시간 혹은 그 이상을 힘들게 운전하여 부모님과 형제들의 얼굴을 보는 순간, 피곤이 싹 잊히던 그 짜릿한 기분을 요즘 아이들은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짧은 명절을 보내고 자녀들을 위해 있는 것 없는 것 바리바리 싸주던 부모님의 마음, 자녀들이 시야에서 사라진 후에도 한참동안 아쉽게 손을 흔들던 부모님의 모습을 바쁘다는 이유로 우리가 너무 쉽게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현대인은 참으로 바쁘다. 우리가 당면한 현실은 우리가 여유를 느끼도록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우리는 소중한 것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 가족, 바로 가족공동체이다. 지금 사랑하는 부모님께 잠시 전화하여 투박한 목소리로 나마 안부를 여쭈어 보는 것은 어떨까? 오늘 집에 돌아가서 소중한 남편 혹은 아내, 자녀들의 얼굴을 한 번 찬찬히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 소소한 행동일지 모르나,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 아니겠는가! 행복은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
 
김 등 모 대전시기독교연합회장 대전영락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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