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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전보다 행복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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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3.01 19:02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이 용 화 플란트치과 원장
반도체 생산량, 선박 건조율, 초고속인터넷 가입율, 제철제강 생산량, 쇼트트랙, 양궁, 교육열. 이 외에도 많지만 자랑스런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 여러 선진국을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들이다.
 
6·25 전쟁 이후 60, 70년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은 국민들의 뼈를 깍는 고통과 노력으로 한강의 기적을 만들며 개도국들의 모범적인 경제성장 교과서로 자리매김하고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눈부신 결과는 무엇보다 세계 초일류 국가, 세계 초강대국이라는 거창한 목표 아래 달성되었다기 보다 그저 나와 내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서  ‘잘먹고 잘살기’라는 소박한 꿈에서 출발한 것으로 대한민국 구성원들 간의 단결과 화합 속에 선의의 창조적 경쟁 속에서 가능한 일이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이런 선의의 창조적 경쟁은 사라지고 파괴적, 살인적 경쟁 구도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면서 약육강식의 정글 속에서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서민들의 고단한 삶의 외침이 처절하기만 하다.
 
정부는 세계 1등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대기업은 세계 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학교는 글로벌 스쿨을 위해, 학부모는 1등 아이를 위해 엄청난 예산과 중소기업, 서민들의 희생, 사회적 스트레스를 감수한다.
아직도 문명화되지 않은 원시부족들은 자신들의 먹거리 이상의 사냥을 하지 않고 주변 환경과 더불어 공생하는 반면 한국의 대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업 목표를 위해 피자 한판, 동네 슈퍼 상권, 치킨 한 마리까지 기업의 이익을 위해 아무런 죄책감 없이 서민들의 먹거리까지 사냥하는 추한 경쟁을 일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서는 더 이상 노력하는 과정의 1등, 아름다운 패자는 없고 오직 1등의 결과만이 진정한 승자로 인정받는 그런 편협되고 왜곡된 기형화된 모습의 자화상을 발견할 수 있다.
 
언젠가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한국의 교육제도를 극찬하며 본받을 것을 역설한 바 있으니 정말 민망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정상의 지도자로서 우리나라의 국민들조차도 정작 인지할 수 없는 교육제도 시스템을 볼 수 있는 안목을 지닌걸까? 아님 살아남기 위해 어려서부터 살인적인 경쟁을 학습하는 한국 사회를 조롱하기 위함인가? 
 
화장품 소비량, 성형수술 비율, 주당 노동시간, 청소년흠연율, 주류 소비량, 이 또한 대한민국이 세계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다. 세계 최고를 지향하며 단결과 화합의 구도보다는 경쟁 중심의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부정적 결과의 한 단면이다.
 
OECD 국가행복지수(NIW) 4년간 최하위라는 결과 또한 1등 중심의 경쟁 사회 속에서 만들어낸 대한민국의 쾌거(?)라고 감히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겠는가.
 
세계 최고 국가, 세계 일류기업, 글로벌 대학... 물론 대한민국이 피와 땀으로 일궈내야 할 목표들이다. 하지만 경쟁만을 위한 경쟁이 아니고 주변인과 함께 동반 성장을 통해 이뤄내야할 목표이며 1등의 가치만큼이나 노력하는 과정의 가치를 아름답게 인정해 줄 수 있는 사회 속에서 가능한 목표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좋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 문제에 대한 좋은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행복하게 사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이냐는 물음이 국가나 개인에게 있어야 한다. 대한 민국 헌법 제 10조에 의하면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라고 선언한다.  헌법이 선언한 바대로 지금껏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국가와 개인이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가 위와 같을 진대 이제는 행복에 대한 새로운 도식이 필요할 때 이다. 사족을 붙이자면 헌법 제 10조가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고 선언하고 있는데, 더 나아가  행복을 박탈당하지 않을 권리, 행복을 누릴 권리까지도 배려하고 부여할 수 있는 열린 사회가 되길 소망한다. 
 
벙어리 장갑에는 두 개의 지붕이 있다. 엄지손가락을 위한 지붕 하나와 나머지 네 손가락을 위한 지붕 하나. 따로 놀라고 있는 구분해 놓은 지붕이 아니라 기능의 편의를 위해 나눈 것이리라. 다글 다글 사는 네 손가락의 지붕이 없다면 엄지손가락의 지붕은 과연 그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 볼 문제다. 
 
네 손가락 안에 지붕 안에 사는 다수의 서민들 없이 사회 소수의 엘리트들은 결코 존재할 수 없음을 자각하고 서민들의 노고와 삶을 인정하는 선의의 창조적 경쟁 속에 공생, 공존하는 우리 사회의 미래상을 기대해 본다.
 
이 용 화 플란트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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