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 봄 그리고 춘곤증
[목요세평] 봄 그리고 춘곤증
  • 충청신문 dailycc@dailycc.net
  • 승인 2015.03.04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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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 대 현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완연한 봄기운이 겨우내 움츠렸던 마음에 따스함을 선물하는 요즈음, 반갑지 않은 손님도 덩달아 찾아온다. 중국 발 황사는 우리의 시야를 뿌옇게 채색하고 호흡기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황사나 미세먼지도 우리를 괴롭히지만 봄날의 불청객은 하나 더 있다. 바로 춘곤증이다.
 
따스한 봄날, 자주 피곤해지고 오후만 되면 졸립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입맛이 없어지고 소화도 잘 안 되고, 업무나 일상에도 의욕을 잃어 쉽게 짜증이 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들을 춘곤증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정확한 의학적 용어는 아니다. 
 
집중력 저하, 권태감, 현기증 등이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손발 저림이나 두통, 눈의 피로, 불면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드물게는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왕성해지면서 가슴이 뛰고 얼굴이 달아오르는 등 마치 갱년기 증상과 비슷한 신체적 변화를 경험하는 경우도 있다. 
 
평소처럼 충분히 잠을 잤는데도 나른함과 권태감으로 인해 지속적인 노력이나 집중이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이러한 증상은 1내지 3주 정도 지나면 대개 사라진다. 하지만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데도 3주 이상 지속될 때에는 혹시 다른 중요한 질병이 숨어 있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
춘곤증은 겨울 동안 움츠리면서 운동이 부족하거나 과로가 쌓인 인체가 따뜻한 봄날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호르몬 중추신경 등에 미치는 자극의 변화로 나타나는 일종의 피로로 볼 수 있다. 일조시간이 길어지고 기온이 상승하면서 근육이 이완되어 나른함을 느끼게 되고, 외출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혈액이 겨우내 체온유지를 위해 장기 내부로 순환하다가 전신으로 활발한 순환이 일어나면서 에너지와 여러 영양소의 소모량이 증가하게 된다. 더구나 겨울에는 신선한 야채 부족으로 우리 인체는 특히 비타민과 무기질이 부족한 상태에 있어 더욱 이러한 증상이 생긴다.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이 기본이다. 졸린다고 커피를 자주 마시거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음주, 흡연을 한다면 몸의 피곤이 심해져 더 졸리게 될 수도 있다. 아침을 잘 챙겨먹어 오전 동안 뇌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를 공급해 주고 점심식사 때 과식을 피한다. 맨손체조와 가벼운 스트레칭, 산책 정도로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도록 한다. 
 
음식으로는 하루 세끼 식사와 보리, 콩 등 잡곡과 냉이, 달래, 쑥, 미나리, 씀바귀 등의 봄철 신선한 야채를 섭취하여 비타민 B, C, 무기질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춘곤증이 심하고 음식으로 잘 챙겨먹기 힘들다면 영양제 중 적합한 것을 선택해 보충해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영양제는 혈액 속에 쌓인 피로 물질을 분해 해독, 배설시키는 각종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티아민(비타민 B1)은 우리가 섭취한 탄수화물 즉 당질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효소 반응에 보조 효소로서 작용한다. 우리가 당질을 먹으면 포도당으로 변했다가 근육에서 또다시 분해되어 에너지가 발생하는데, 이때 비타민 Bl이 없으면 아무리 밥을 많이 먹어도 에너지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진다. 특히 뇌는 포도당 이외의 영양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비타민 Bl이 모자라면 두뇌 활동이 둔해진다. 봄철에 전신이 나른하고 피로하기 쉬우며 졸음이 오는 춘곤증은 바로 비타민 Bl 결핍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피로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비타민은 비타민 B중에서도 B1이다. 따라서 비타민 B1은 신체의 활동력을 증강시키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영양분이다.
 
봄맞이를 위해 창문을 활짝 열고 집안에 봄 향기를 가득 채우자. 장사익의 ‘봄날은 간다’ 라도 들으며 집근처 공원을 산책하며 춘곤증과 작별을 고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