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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새학기 증후군, 꾀병 치부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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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3.17 16:32
  • 기자명 By. 충청신문

새 학기가 시작된 지 보름이 지났다. 이맘때면 새로운 선생님, 친구들, 바뀐 환경 등 낯선 주위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학생들이 생긴다. 이는 소위 새 학기 증후군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불안, 우울감, 무기력증 등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누구나 낯선 환경에 노출되면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지만, 초기에 잘 풀지 못하고 오랜 시간 지속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학교라는 사회에 적응하며 자연스럽게 겪는 과정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거나 반대로 너무 걱정을 하거나 필요 이상으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적당한 관심과 아이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자연스럽지만 꾸준히 아이들의 상태를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

새 학기 증후군은 저학년일수록 더 많이 나타난다. 주로 학교에 가기 싫다는 표현을 하게 되는데 이는 실제로 엄마와 갑자기 동떨어져 단체생활을 해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리불안증’이 원인이다.

대개 복통이나 두통 등을 호소하면서 등교를 거부하는데, 조급하게 고치려고 하거나 꾀병을 부린다고 혼을 내서는 안 된다. 대신 충분한 대화를 통해 자녀의 입장을 공감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증상을 사전에 예방하려면 입학할 학교에 아이를 데려가 공부할 교실과 운동장을 함께 둘러보고 친근감과 기대감을 갖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며, 아이에게 학교에서 지켜야 할 규율과 규칙에 대해 겁을 주기보다는 친절하게 알려주고 격려함으로써 두려움을 덜어줘야 한다. 만일 친구나 교사와의 문제로 등교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담임교사와 상담해 해결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불안감과 긴장감이 심해지면 틱 증상이 시작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 아이가 목에 무엇이 걸린 듯이 헛기침을 하거나 코를 킁킁대고 눈을 깜빡대거나 머리를 흔들어 대는 등 신체 일부를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면 틱 증상일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런 증상은 틱 장애의 소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 새로운 환경이나 긴장감, 불안감, 스트레스가 증가되는 상황에서 증상이 시작되거나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다.

원인에 대한 파악과 적절한 도움이 없으면 우울증, 등교 거부, 학습부진, 사회성 발달 지연 등의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 일시적으로 보이는 틱 증상은 아동이 정서적으로 안정됨에 따라 저절로 없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틱 증상을 보이거나 여러 가지 틱 증상을 복합적으로 보일 때는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새로 바뀌는 환경에 잘 적응하려면 건강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평소 운동이나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고, 제철음식,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 견과류 등을 챙겨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기보다는 야외 놀이를 즐기고, 같은 반 친구들을 불러 집에서 함께 놀거나 아이와 함께 학교 운동장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새 학기 증후군을 조기에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이다. 지속적인 대화와 관심에 아이들은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새 학기를 맞는 부모의 긴장감과 불안이 아이를 다그치게 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학교생활이나 성격 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적절한 심리치료를 병행할 것을 조언한다.

 

최지욱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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