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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우리 국가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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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5.04.12 18:41
  • 기자명 By. 충청신문
▲ 정 여 주 청운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행복한 국가란 어떤 국가일까? 잘 사는 국가, 경제적으로 부강한 국가가 행복한 국가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행복한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것일까? 통계학자 닉 마크스에 의해 개발된 지구행복지수 수치 계산에 의하면,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선진국으로 대표되는 유럽지역이 아니라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이 많다. 경제 성장으로 국가가 부강하게 되면 그 국가는 행복할 것 같지만 행복지수가 높은 국가는 자본력과 경제 성장 지수가 높은 국가가 아니었다. 그럼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은 행복할까?
 
지난 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는 ‘2014년도 노인실태조사’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다. 우리나라의 노인들 중 공적연금을 통해 소득을 유지하고 있는 비중이 31%를 넘고 있고 노인 빈곤율 또한 48.0%로 전체 빈곤율의 13.7%보다 3.5배나 높다. 생활비의 지출에서도 주거관련 비용(40.5%)을 가장 부담스러워하며 다음으로는 보건 의료비(23.1%)에 대한 부담이 높다. 여전히 많은 노인이 생활비 보충을 위해 단순 노무직이나 농림축산어업의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노인의 89.2%가 만성질환을 갖고 있고, 평균 2.6개의 만성질환을 중복적으로 갖고 있다. 그리고 노인들의 33.1%가 우울증상을 지니고 있으며, 노인들의 10.9%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고, 그 중 자살을 시도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12.5%이다. 이처럼 자살을 생각하게 된 이유로는 경제적 어려움(40.4%), 건강문제(24.4%), 외로움 (13.3%)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은 만성질환 치료를 위한 경제적 부담과 심리적 부담감, 퇴직이나 은퇴 후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자살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사회적 소외가 보다 더 큰 문제일 것이다. 자살에 대한 생각을 하는 노인들 중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소외된 위치에 있는 노인의 자살률이 높기 때문이다. 
 
노인의 문제는 우리 미래의 문제다. OECD에서 최고의 노인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고, 노인의 절반이 빈곤하며 90%가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국가에 나의 미래를 맡기고 싶은가? 아마 누구도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행복한 국가가 아니다. 이는 현재 세계 최저의 출산율로서 드러나는 것 같다. 미래가 없고 행복하지 않은 국가에 자녀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일종의 반란으로 보인다. 실제로 어린이·청소년의 삶 만족도 역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로 꼽힌 코스타리카는 경제적 풍요를 위해 국가가 노력하기 보다는 사회적 유대감을 높이는데 힘썼고 실제로 가장 행복한 국가가 되었다. 이 나라는 군대를 폐지하고 건강과 교육, 사회교육에 투자율을 높이는데 힘썼고 사회적 유대를 가장 중시하는 정책을 했다고 한다. 코스타리카의 사례를 통해 우리도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해 힘써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성장 지향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측면에만 힘쓰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 ‘주변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을 할 때다. 
 
지금 우리나라는 청년실업의 문제와 더불어, 노인문제로 몸살을 안고 있다. 국가가 나서서 풀어야 하는 문제에 대해서 마치 중장년이 일자리를 내 놓고 청년들과 일자리를 나누어야 하는데 중장년층의 이기심으로 인해 청년들의 실업이 지속되는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또한 더 이상 우리나라는 일자리를 만들 수 없으니 청년들은 60-70년대처럼 외국으로 가서 돈을 벌어오라고 하기도 한다. 사회적 유대를 위해 힘써야 하는 정부가 오히려 세대 간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노인들이 가난하고 아프다는 이유로 자살을 선택하지 않고, 일하고 싶은 사람이 일할 수 있는 국가를 위해서 누구의 책임을 추궁하려고 해야 할 것이 아니라 통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때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행복한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함께 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정 여 주 청운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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